교사들은 어떤 유치원을 좋아할까
우리 지역의 크다고 소문난 유치원에서 근무하는 선생님과 만날 기회를 얻었다. 큰 유치원이라고 하면 수용규모는 물론이고 유아수로 본다. 인기가 가장 많은 유치원이다.
우리 유치원보다 아이들이 4~5배가 많으니 상상이상이다. 부모님들이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모님의 선호도와 그곳에 근무하는 교사의 선호도는 과연 같을까
이것저것 질문했다. 답은 무엇을 많이 배운다는 것에 있었다. 일주일 내내 외부프로그램이 줄을 지어 들어오고 아이들은 그 수업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이동시키는 역할이 곧 교사의 역할이라고 했다.
그 선생님이 유치원을 옮기고 싶다고 했다. 담임교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고민이 많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영어 수영 체육 음악 미술 발레 무용 코딩 AI로봇등 놀이와 수업이 참 다양하고 많기도 하다.
아직도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자신이 못해주는 무엇인가를 배우고 시키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곳은 대도시의 아이들이다.
나는 읍단위의 지역이다. 학부모에게 놀이가 무엇인지 인식시키고 이해시킬 필요와 의무가 있다. 유아기에만 할 수 있는 특권인 놀이를 상업성이 가득한 유치원에 빼앗기는 일을 부모님은 모른다.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다고 오히려 더 불안해하고 망설인다.
그래서 나는 1등 유치원이 될 수 없다.
올해 유아모집의 결과를 보면 우리 놀이의 진가를 알아주시는 부모님들만 소수 모였다.
특별프로그램을 내세우지 않고 모두가 다 하고 있다는 놀이를 부각하니 그 놀이에서도 차별화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제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모가 처음인 그분들은 차별화된 놀이를 인정할만한 취향이나 지식이 부족하다. 놀이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분도 있다.
30년이 넘는 세월 매일 현장의 놀이를 들여다보고 깨우친 나다. 놀이를 알리고 누적된 놀이의 중요성을 글로 쓰는 나의 일상이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부모의 무지를 깨우는 일이다.
놀이 좋지요... 끄덕이고 가시면 다섯 중의 넷은 다양하게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놀이는 꾸준히 누적된 결과이다.
배우는 것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배움이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자발적으로 일어난 호기심과 관찰에서 출발한 발현이 중요하다. 부모님들은 놀이프로그램이나 수업 활동을 중요하게 여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까
10년 동안 기록하고 쌓고 누적한 우리들의 놀이이야기로 부모님들의 놀이 취향과 지식을 바꾸는데 한계가 있다.
특히 급변하는 AI시대에는 더 어려울 것이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접하게 해주어야 할지 정확한 답이 없다.
왜냐하면 유아기에는 놀이가 옳다고 생각하며 10년 간 흔들리지 않고 쌓아온 놀이탑은 소수에게만 통한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AI가 다가올수록 최근 더 상업성에 밀린 느낌이 든다. 갈수록 참 어렵다.
그래도 나는 나의 놀이를 믿는다.
인기가 없고 부모님들의 선택을 많이 받지 못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정답이 아닌 나만의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 연습은 놀이만 가능하다.
영어를 무용을 배우기 전에 먼저 나만의 놀이로 나만의 문제해결 방법을 경험해야 한다.
산을 알려면 산에 올라가야만 한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본 산 내가 경험한 산이 내가 아는 것이다.
삶에서 정답은 없다.
산에 오르며 보았던 돌틈사이의 민들레 산과 맞닿은 낮은 구름들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길 속에서 느낀 나만의 아름다움과 깨달음만이 나의 지식이고 취향이 된다.
인기 없는 놀이로 쭉 나아갈 예정이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사람을 얻는 지혜를 필사 중이다.
대중이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이젠 괜찮다.
그러고 보니 내 주변에는 모두 대중적이지 않으신 분들이다. 멋진 분들이 많다
나를 알아주시는 소수의 대중적이지 않으신
내 놀이글의 독자들과
존경하는 유아교육 대선배님
그리고 나의 놀이의 진가를 알아봐 주신 대중적이지 않으신 소수의 우리 학부모님들이 계신다.
우리는 반드시 놀이로 해 낼 아이들을 믿으며 그리 기를 것이다.
올해도 파이팅이다.
<취향과 지식은 대중의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어느 것도 대중적이면 안된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작품을 좋아한다는 사실에 그리 기뻐하지 않는다니 이 얼마나 위대한 현자인가
지나치게 큰 박수갈채는 현자들을 만족스럽게 하지 못한다.
대중의 감탄에 기쁨에 기뻐하지 말라
대중은 엄청난 무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훌륭한 조언을 무시하면서
평범하고 어리석은 말에만 감탄하기 때문이다.>
발타자르 그라시안 사람을 얻는 지혜中
2026.1.8 아침 일출 전 유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