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가능성이라는 이름의 감정
그녀는 자주 하늘을 올려다봤다.
“구름 모양 보면 기분이 좀 가벼워져요.”
나는 그런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나에게 ‘다름’이었다.
낯설고, 그래서 두려우면서도, 동시에 끌리는 감정.
어쩌면,
그녀가 아니었더라면 나는 여전히
감정이라는 것에 등을 돌린 채
그저 무표정한 하루들을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내게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다시 가르쳐 주었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사랑이란,
꼭 ‘좋아해요’라고 말하지 않아도
피어나는 감정이라는 걸.
그리고 마음속에 조용히,
‘혹시, 나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가능성이 자라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