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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기로운유니 Jul 26. 2023

밤12시 무시무시한 소리

귀신보다 더 무서워!

"엄마.......엄마.......?"

"~~~~~~~~~마!"

"으아악~! 엇 머야! 머?"


9살, 6살 남매의 방학 1일차다. 밤12시, 깊이 잠들어 있는 내몸과는 다르게 내 귀는 늘 열려 있다.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헛소리 인가? 비몽사몽한 정신에서 다시 잠을 청하는 순간 더 선명하고 명확하게 들린다. 너무 깜짝 놀라 잠에서 깻는데 둘째가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처다보고 있었다. 맞다. 신호가 온것이다. 알고보니 방학 첫날 초저녁잠을 자고 일어났던 둘째는 그 시간까지 잠이 들지 않았고 자는척 뒹굴며 놀다가 잠들기전 배변감을 느끼고 나를 깨운것이다.  


"엄마~! 나 응아 마려워!"

"깜짝이야! 이 시간에....그래 화장실 가자."


6살인 둘째는 아직도 혼자서 화장실을 가지 않는다. 특히 응아가 마려울때는 더욱더 그렇다. 첫째는 2살때부터 배변 훈련에 관한 책을 자주 읽어주었고, 정확히 24개월때 한번에 기저귀 때기를 성공했다. 그런데 둘째는 내가 안일함에 빠져 그저 스스로 하겠거니 생각하며 배변훈련 지도를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것 일까? 가끔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아직도 기저귀에 응아를 하는 날도 있다. 조금더 늦기 전에 배변훈련을 제대로 해야 겠다고 생각하며 책을 읽어주고 변기에 대해서도 설명해 줬지만, 아직도 변기가 무섭다며 혼자서는 배변을 해결하지 못한다. 다 내 탓이다. (얼마전 요즘육아 금쪽같은 내새끼 프로그램에서 비슷한 사연을 본적이 있다. 그 방법대로 몇번 시도해 볼 생각이다.)


곤히 잠들어 있을때 깨우면 그것만큼 피곤한 일이 없다. 취침시간에 화장실을 가고싶다고 의사를 자주 표현하지는 않지만 일주일에 한번 또는 두번 정도는 새벽에 나를 깨우곤 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둘째가 새벽에 나를 깨우는 소리가 귀신보다 더 무섭다. 애들아! 슬기로운 방학생활 우리 같이 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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