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꿈
오늘, 저는 브런치 팝업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제 글이 전시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물론 기뻤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감흥은 조금씩 무뎌져 갔지요.
그런데 막상 전시장에 들어서서, 하얀 벽 위에 걸린 제 글과 마주하는 순간, 무언가 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유명 작가도, 출판 작가도 아니지만, 바로 그 순간만큼은 제가 진짜 '작가'가 된 것 같았습니다.
전시된 실제 출판 작가님들의 책과 소장품들을 보며,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누군가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기적의 공간임을 실감했습니다. 100명의 작가님들 글 사이에서 익숙한 필명을 발견할 때면,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혼자 내적 반가움에 신이 나기도 했지요.
VIP 작가에게는 명찰처럼 목걸이를 주더군요. 처음엔 부끄러워서 차마 목에 걸지 못하고 손에 쥐고만 있었습니다. "그래도 거세요!" 같이 간 지인의 응원에, 저는 용기를 내어 제 이름이 적힌 목걸이를 목에 걸었습니다.
한참 전시를 구경하고 있는데, 관계자 한 분이 다가와 제 글을 잘 읽었다며,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네주셨습니다. 어찌나 부끄럽고 떨리던지. 하지만 그 따뜻한 한마디에, 저는 제 글이 누군가에게 가 닿고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실감하며 큰 힘을 얻었습니다.
오늘, 저의 가장 큰 기쁨은 따로 있었습니다.
전시회를 함께 둘러본 지인분께서, 자신도 글을 써보고 싶다는 다짐을 들려준 것입니다. 우리는 그분이 앞으로 써 내려갈 이야기에 대해 설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브런치 전도사가 되어 또 한 명의 예비 작가를 데뷔시켰습니다.
10월의 어느 좋은 가을날, 저는 비로소 '작가'라는 이름의 무게와 기쁨을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다짐했습니다.
나의 글이, 언젠가 내 자손들에게 가장 진솔한 '유산(遺産)'이자 가장 따뜻한 '유서(遺書)'가 될 수 있도록, 나는 계속해서 글을 써야겠다고.
그 목걸이의 무게만큼, 저의 꿈은 더 단단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