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명절 연휴 잘 보내셨나요?
열흘간의 휴식이 끝나고 다시 돌아온 출근길, 저의 생체 시계는 고장이 나 있었습니다. 지하철 안에서 정신줄을 놓고 꾸벅꾸벅 졸다 보니, 어느새 일상의 루틴이 얼마나 쉽게 깨져버리는지를 실감하게 되더군요.
육체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글쓰기의 루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 시 <게으름의 자화상>을 통해 고백했듯, 워낙 게으른 탓에 계획했던 글쓰기는 또다시 미뤄져 버렸습니다.
그런 죄책감 속에서, 저는 틈틈이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저는 두 종류의 경이로움과 한 번의 '현타'를 만났습니다.
첫 번째 경이로움은, 끊임없이 자신의 글을 올리시는 작가님들의 '성실함과 꾸준함'이었습니다. 그 부지런함이 진심으로 부러웠습니다.
두 번째 경이로움은, 타고난 재능으로 문장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듯한 작가님들의 '천재성'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지?" 감탄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현타'가 찾아왔습니다.
이상하지요? 처음부터 '진짜 작가가 되겠다!'는 욕심을 내고 시작한 글쓰기도 아니었는데, 어느새 저는 그분들처럼 '더 잘 쓰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을 품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제 내면이 이렇게나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다가왔습니다.
오전 내내 밀린 일들을 처리하고, 점심을 먹으며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올해 제가 가장 잘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작가님들 모두, 각자의 일상으로 무사히 복귀하셨기를.
그리고 건필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