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에 뒤처지는 사람이 접니다.
요즘 SNS를 뜨겁게 달구는 디저트가 있다. 이름하여 '두쫀득 쿠키'.
두바이 초콜릿을 모티브로, 피스타치오와 마시멜로, 그리고 '카다이프'라는 얇은 면을 넣어 쫀득하고 바삭한 식감을 살린, 새로운 유행의 최전선에 있는 녀석이다. 두바이에 역수출되어 '한국 쿠키'라 불린다는, K-디저트의 위상을 보여주는 기특한 녀석이기도 하다.
예전 같았으면, 나도 이쯤에서 "그래서 먹어봤습니다"로 시작하는 후기 하나쯤은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번만큼은 좀처럼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 단것이 부담스러워졌다는 것, 혹은 맛집 앞에 길게 줄을 설 열정이 식었다는 것은 어쩌면 핑계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충분히 예상 가능한, 머릿속에서 이미 시뮬레이션이 끝난 그 맛에, 나의 소중한 시간과 돈을 쓰고 싶지 않다는, 조금은 삐딱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나의 '쿨한' 무관심을 뒤흔드는 두 가지 소식이 들려왔다.
첫 번째는, 너무나도 '선한' 소식이었다.
혈액 수급이 어렵다는 요즘, 헌혈을 하면 선착순으로 이 '두쫀득 쿠키'를 나눠주는 이벤트가 열렸는데, 그 효과가 엄청났다고 한다. 이 쿠키 하나가, 최근 헌혈 참여율 최고치를 기록하게 만들었다니. 참으로 기특하고, 고마운 순기능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째는, 너무나도 '얄팍한' 소식이었다.
두쫀득 쿠키의 인기가 치솟자, 핵심 재료인 '카다이프'의 가격이 폭등하며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어떤 가게에서는, 그 바삭한 식감을 흉내 내기 위해 카다이프 대신 '소면'을 튀겨 넣는다는 것이다. 소면이라니. 소비자를 기만하는 그 얄팍한 상술에 헛웃음이 났다.
선한 영향력과 얄팍한 상술.
한 유행의 양극단을 목격하고 나니, 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두쫀득 쿠키를 한번 먹어봐야 하나?"
아마도 아닐 것이다. 이 모든 이슈를 글로 정리하고 나니, 이미 다 먹어본 듯한 기분이 드는 걸. 요놈의 게으름은, 언제나 이렇게 그럴듯한 자기 합리화의 명분을 찾아내고야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