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by 김선화

잠든 딸의 긴 머리카락

살포시 들어 만든 커튼


감은 눈 위에

커튼을 친다

커튼을 걷는다

눈을 뜰까?


꼭 감은 두 눈에

다시 커튼을 친다


1분이라도

쉼을 주고 싶었던

유쾌한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고 싶었던

마음을 담아




일찍 잠자리에 들기 힘든 대한민국 사람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 수밖에 없는 환경적인 요인들로 아침마다 아이들을 깨우는 일은 엄마인 내 몫이 되었다. 매일 아침 나는 출근 준비를 하며 시계를 본다. 늦지 않게 학교를 보내고 싶은 아들과 재수하는 딸을 학원에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쉽사리 눈을 뜨지 못하는 아이와 흐르는 시간 사이에서 내 마음이 점점 조급해진다. 원치 않게 목소리가 커지기도 하고 감정이 격양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되는 하루를 웃으며 시작하게끔 해주고픈 마음을 포기하지 못하고 매일 지혜를 발동시켜 본다. 오늘은 딸의 머리맡에 앉아 우연히 발견한 딸의 머리카락이 딸의 아침잠을 깨우는 좋은 재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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