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시작과 증거수집을 위한 노력
나는 그들이 말하는 '소문'에 대해 반박하지 않았다.
처음엔 '내가 아니면 되고 그게 사실이 아니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안 그래도 아이는 새로운 기관에서 잘 적응하는지 잘 봐야 하고 정신이 없는데 그런 잡음까지 있어서 말 그대로 피곤했다.
이 사건은 아이에게 신체적 학대가 아닌 정서적 학대로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을 고소를 한 사건이다.
내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정서적 학대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었고, 어떤 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정서적 학대인지 기준도 모르고 혐의로 판단을 해줄지 모든 게 미지수였다.
사실 그건 내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에서 판단을 하지만 궁금했고 막연했다.
가장 간단한 네이버 검색으로 ‘정서적 학대‘를 검색해보기도 하고, 유튜브에서 같은 검색어로 검색하여 훑어봤다. 그런데 변호사들이 선임 문제로 광고하는 내용들이 많았고 심지어는 억울하게 신고당한 선생님들 조사받을 시 팁이라던지, 무혐의받는 법 등 선생님들을 위한 변호사들이 올려놓은 영상들이 꽤 많았다.
아이러니하게 거기서 도움받은 수사과정에 대한 내용도 많다.
그런데 피해가정을 위한 정보는 얻기 힘들었다.
나는 6월, 7월, 8월 아이가 힘들어했던 내가 알고 있는 정황에 대한 눈으로 그나마 알 수 있는 자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수사초기에는 어떤 자료도 증거로 제출할 수가 있었다.
담당 수사관 메일로도 전송 가능하며 직접 경찰청에 가서 제출이 가능하고 우편으로 경찰청에 사건번호를 기재해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당시 학원 선생님이 아이가 수업을 진행 안 해 누워만 있다며 달라진 모습을 말하며 보내준 사진, 아이가 처음 선생님에 대해 이야기 한 날 야간근무인 남편한테 내가 전달하는 통화 내용, 당시 아이의 상태를 알리며 선생님과 나눴던 알림장 내용 등 최선을 다해 정황증거의 자료를 찾아 제출했다.
직접적으로 상대방과의 대화한 전화녹취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어서 해당 선생님으로부터 힘들어하던 아이에 대해 뒷받침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찾아 담당 수사관님께 보냈다. 그렇다고 크게 도움 될만한 증거도 아니었고 그 양이 많지도 않았다.
그래도 CCTV에서 뭔가 학대장면이 발견된다면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머릿속으로 혼자 과거로 돌아가 시간 하나하나를 훑으려 노력했다.
수사는 초반에는 뭐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내가 사는 구의 경찰서에 찾아가서 고소장을 접수하고, 며칠 내 아동학대팀 경찰청에 사건이 넘어가고
나는 한 차례 직접 대면진술을 위해 경찰청에 가서 몇 시간을 진술했다.
또 당일에 수사관님은 그 어린이집에 직접 가서 cctv영상 자료들을 수집해 왔으니깐 말이다.
어린이집 CCTV영상 보관 기간이 통상적으로 2개월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기간은 보통 알 수가 없고 보관되어 있는 두 달치를 경찰청에 가져가 영상 분석하는 기관에 의뢰한다고 한다.
하지만 각 어린이집에 따라 영상을 두 달 넘게 보관하는 곳도 있다고는 한다.
우리는 먼저 어린이집에서 CCTV 영상을 확인 후 신고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상판독까지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기다기만 했다.
이 때는 함부로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도 일렀고, 나도 영상을 보기 전 무언가를 확언하기에는 스스로에게도 조심스러웠다.
CCTV의 내용이 주 증거이고 말해줄 수 있는 부분이 큰 증거물이라 중요하니 그동안은 잘 기다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퇴소 후 단 한 번도 그 어린이집은 간 적은 없다. 말 그대로 일상을 살려고 노력했고 동네에서의 잡음 같은 소문만 듣고 있을 시기였다.
고소 후 해당 선생님과 원장님은 나에게 아무런 연락 한 통 없었다. 들리기에 그 선생님은 근무를 잘 이어나가고 있다고만 들었다. 그 멘탈은 아직 생각해도 아무도 따라갈 수가 없을 것 같다. 단순히 잘못이 없는데 고소를 당한 게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 사이 사실 답답해서 이와 관련한 정보를 알고 찾고 싶어서 찾아본 네이버 카페가 하나 있다.
네이버카페 중 카페명은 (사)대한아동방지협회. 회원수가 꽤 있었다. 2만 명이 넘는 회원수를 가지고 있다.
주로 아동들의 학대에 대해 이야기하며 기사를 공유하고 마음 아파하고 실제 피해를 받은 부모들이 글을 쓰기도 했다. 어떤 사건의 공판일을 공지하기도 하고 탄원서나 진정서를 공유하기도 했다.
그리고 피해받은 아동들을 위한 위로나 때로는 추모도 했다. 참 많은 사례들을 보았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나는 정서적 학대의 사례나 정보를 얻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수사 초기단계였고 사람을 잔혹하게 행했다가 아닌 한 아동을 정서적으로 가혹하게 하는 행위라 이런 사례의 글은 잘 없었고 정서적 학대 수사의 과정, 증거 제출 등등 현실적으로 내가 당장 도움 되는 내용은 없었다.
기존에 내가 모르는 부분의 정보를 찾고 싶었으나 정보제공 목적의 카페가 아니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아무튼 약자의 피해에 대해 공유하고 위로받고 상황에 따라 도움받기에 좋은 카페였다.
이 세상에서 근절되어야 하는 '아동학대'가 세상에 이렇게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니.. 놀라기도 했다.
이렇게 나는 여러 방면으로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고군분투하지 않아도 이후 CCTV 영상에서 그렇게 명확한 선생님이 아이를 향한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가 나올지는 몰랐다.
원 내에 사각지대도 아닌 CCTV가 비추는 바로 정면에서 7세 같은 반 아이들에게 우리 아이를 3살 반으로 끌고 가게 지시하고 아이들 손에 끌려가고 여전히 다른 아이들 손에 손과 손목을 붙들려 오열하는 아이에게 끊임없이 혼내고 수업시간에 우리 아이만 혼자 방치하고 밥을 계속 먹게 했다. 이 외에도 영상 속 적나라한 많은 상황들로 13건의 혐의인정을 받았다. 그 작은 정황증거를 하나라도 더 찾으려는 나의 노력이 무색하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