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피해를 주고 있다는 이야기
소문은 '들은 바'라는 뜻으로, 진실성 여부에 상관없이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는 사실이나 정보를 뜻한다.
사자성어로는 유언비어가 있다.
아동학대 고소를 한 후 경찰청으로 사건이 넘어가 경찰청 아동학대팀 담당 수사관이 배정되었다.
그렇게 검찰 송치 전까지 이 사건의 사건번호가 생겼다.
담당 수사관이 다른 아이들의 등원, 하원시간을 피해 조용한 시간에 해당 어린이집을 방문해 CCTV 영상을 가져왔다.
가져온 CCTV를 또 다른 기관에 2달치 영상에 대한 영상판독을 의뢰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후 이 시기에는 내가 할 부분은 없었다.
나는 신고자로 관할 구 경찰서에서 경찰청 아동학대팀으로 사건이 넘어갔으니 경찰청에서의 진술을 하러 한번 갔었다.
그런데 동네에 하나둘씩 내 귀에 이상한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 동네는 지역에서도 중심지가 아니고 시내라고 말하는 곳에서 20~30분 차로 들어와야 하는 외딴섬 같은 신도시라 동네가 좁고 아파트도 많지가 않다.
좁은 동네라 기관이 몇 개 없는 데다 7세에 퇴소를 했고 신발장이 비워졌으니 우리 아이의 퇴소를 눈치챈 엄마들은 챘을 것이다.
우리 아이는 7세 학기 중 퇴소를 했고, 부모인 내가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을 고소하면서
구청에서도 경찰수사와 별개로 조사가 들어가는데 기존 재원생 아이들 면담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가정이 선생님을 고소한 사실까지 더 명확히 알게 되었겠다.
하지만 우리 아이를 괴롭힌 적나라한 정서적 학대의 행위에 대해서는 나조차도 영상을 못 보았기 때문에 모든 사실을 몰랐고 다른 부모들은 이 일을 근접한 하나의 경우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동네에 오고 가고 인사하며 지내는 엄마들이 이 일에 대해 들은 소문을 나에게 말해주기 시작했다.
내가 멀쩡한 선생님을 신고해서 선생님이나 부모들에게 여러 피해를 주고 있고, 내가 별나서 일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식의 내용이었다. 그래서 기존 재원생 엄마들이 불만이 많다는 말.
그 이야기가 전달되는 방식은 재원생 부모들이 나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보고 말을 하는 방법이 아닌, 누군가 재원생 부모로부터 말을 듣고 와 내가 길가에서 누군가랑 이야기하면 나랑 이야기 한 그 누군가에게 "저 엄마랑 친하냐? 그런 이야기가 있는데.." 하고 말하고 또 그걸 내가 전해 듣는 식이었다. 불쾌했다.
나는 이 동네에 몇 년을 살면서 모임 한번 가져본 적이 없는 엄마이다.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나의 얼굴을 알아보고 묻고 전달했다.
그걸 추적하기에도 나에게 전해주는 엄마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세히 묻지는 않았다.
그 내용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황당해서 웃음이 났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자주 반복해서 듣다 보니 아무것도 모르면서 집단적으로 무슨 얘길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어린이집을 재원 하면서 친하게 지낸 엄마가 단 한 명뿐이었고, 그 엄마를 제외하고는 다른 부모들과는 이번 일에 대해 전혀 소통한 적이 없다. 그러니 본인들 생각과 추측으로 우리 가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스스로를 별난 엄마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우리 아이를 보면 선생님에게 잘못이 있었고 고소를 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두 달 치의 CCTV영상을 기관에 의뢰를 했고 그 많은 양을 하다 보니 수거 기점으로 두 달 반 정도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아무도 영상을 보지 못했고 관련된 모두가 기다리는 시간이었는데 피해자가 피해를 주고 있다는 소문이라는 것이 돌고 있었던 것이다.
그 영상 판독이 끝나기 두 달 반동안 고소당한 선생님은 계속 근무를 이어갔다.
그 어린이집에서 퇴소한 우리 아이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을 그대로 돌보고 있었던 거다.
그러니 부모들 입장에선 죄가 없는 우리 선생님을 별 것도 아닌 걸로 고소했다는 생각인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 웅성거림은 시간이 갈수록 더 악의적인 내용으로 변해 악화되었고 집단으로 카톡방을 만들어 피해자를 욕하고 이야기를 지어내고 그 소문이 동네에 많은 사람들에게 퍼질 정도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어린이집을 퇴소하면서 나는 전화번호를 알고 있던 재원생 엄마 두 명에게 차단당했다.
그 유언비어로 이어진 또 다른 유언비어가 나에게 어떤 폭풍을 가져올지 이 때는 알지 못했다.
이 소문의 시초는 폭풍전야였을 뿐이다.
나는 태어나서 누군가를 고소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런 내가 이유 없이 누구를 고소할 수 있을까?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우리 아이가 학대받았다는 확신이 있었고 타 부모님들이 말하는 멀쩡한 선생님을 고소한 게 아니다.
그렇게 내가 이 일을 누군가에게 떠벌리지 않고 묵인하며 진행하니 피해를 받은 게 아닌 '그 엄마가 별나서, 진상엄마라서, 이상한 엄마라서'라는 소문만 생성되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나는 그들과 어떤 소통도 하지 않았고 그들의 보이는 상황상 추측으로 되려 우리 가정이 피해를 줬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이게 아동학대를 우리 아이가 받고서도 그 피해가정에 대한 2차 가해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