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참으로 아이러니한 나이
20대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시기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정작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잠깐 망설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저만치 흘러가 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섣불리 어떤 일에도
전력을 다하기 어려운 시기.
내가 지금 겪고 있는 20대는
그런 모순으로 가득한 시간이다.
때로는 자신의 인생을 고민한다는 사실만으로
스스로를 또래보다 조금은 깨어 있는 사람이라 여기며
괜히 자만하게 될 때도 있다.
지식과 열정, 자만심은 넘쳐나지만,
정작 우리가 학교라는 틀을 벗어나
처음 마주하게 되는 문제들은
지금껏 풀던 문제들과는
사뭇 다른 성격을 지닌다.
물론 비슷한 점도 있다.
그 문제들은 마치 수학문제처럼
여러 요소가 뒤섞여 있어
복잡하고 난해하다.
하지만 수학문제와는 달리
명확한 정답은 없다.
다만, 각자가 풀어가는 방식만 있을 뿐이다.
이렇게 살아도, 저렇게 살아도
누구 하나
“그게 정답이야”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설령 누군가 그렇게 말해준다 해도
그것은 결국
그 사람의 해답일 뿐,
참고할 순 있을지라도
결코 완전한 해답이 될 수는 없다.
인생의 정답은
누가 대신 찾아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정답만을 찾아오던 우리에게
인생은 더 어렵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그 간극 앞에서
당황하고 방황한다.
그리고 나 역시
그들 중 한 명이다.
방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는 몰라
그저 흘려보내고만 있다.
그 수많은 방황속에서 누군가는
재수를 준비하고,
공무원 시험이나 자격증을 준비하고,
또 적성에 맞지 않아 자퇴를 선택하기도 한다.
물론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그 또한 삶을 준비하는
하나의 방식일 테니까.
다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너무 당연해서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것일수록,
오히려 더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이를테면
“좋은 학벌, 좋은 스펙, 좋은 직장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올 것이다”는
그런 믿음들 말이다.
한때는 나 역시
그런 방법들만이
유일한 선택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원하는 대학에 붙지 못했을 때,
원하는 만큼 수능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때,
스스로를 실패자인 양 낙인찍고
좌절했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실패를 맛보았기에
앞만 보고 나아가는게 아니라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도
시선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에는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전부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보려고 발버둥치며
이것저것 찾아 읽고 시도하다 보니
오히려 더 넓은 시선으로
내 인생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로 깨달았다.
남들보다 높은 스펙을 쌓는 것도,
누군가의 부러움을 살 만한 직장에 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젊을 때
반드시 해야 할 일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주어진 20대라는 이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탐색의 시간’이다.
우리들이 그토록 열심히
12년이 넘는 세월동안 갈고닦은
‘수학(修學)’ 능력을 바탕으로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자신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마음껏 부딪히고 넘어질 수 있는
인생에 두 번 다시는 오지 않을 순간이다.
물론 그 길은 결코 쉽지 않다.
불확실한 미래가 두렵고,
현실이라는 벽은
이제 갓 사회에 나온 우리들에겐
너무나도 높게 느껴지니까.
“굳이 보장된 길을 두고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이것만은
기억했으면 좋겠다.
인생의 대부분의 위대한 성취는
수많은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선 사람들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을.
우리가 쌓아야 할 것은
단순한 스펙이 아니다.
모든 것을 잃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끈기,
방향을 잃었을 때
스스로 길을 찾아낼 수 있는 감각.
그런 것들이야말로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진짜 자산일 것이다.
어쩌면 인생의 정답은
남들가는대로,
또는 남들보다 앞서 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문제나 시련이 닥쳐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나’를
만들어가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