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발달장애아이, 치료보다 중요한 것들-3

두 번째, 이왕 받는 치료..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by 책하마

이왕 받는 치료,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이른 개입'이다.


만약 우리아이가 영유아검진 때 쎄-한 느낌이 든다면,

'언젠간 좋아지겠지. 조금 늦을 뿐이겠지'하는 생각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고자 한다. 하지만 발달이 늦을수록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 조치라는 것이 바로 언어치료, 인지치료, 놀이치료, ABA치료 등이다.


발달이 조금 늦는 것 같다고 해서 모두 발달장애 판정을 받는 것은 아니다. 정말로 늦되는 아이라 4-5살을 꽉 채우고 말문이 빵 터질 수도 있다. 게다가 발달장애 진단을 위해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진료 대기를 걸면 정말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것 때문에라도 4-5살이 될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 때까지 마냥 기다리면 안 된다. 발달장애가 있든 단순 발달 지연이든 언어치료 등을 빨리 받을수록 효과가 있다.


발달장애가 없는 단순 발달 지연인 아이여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게 되면 또래보다 발달이 늦는 탓에 활동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발달이 느리다 싶으면 바로 치료를 받으면 좋다. 게다가 선천적 발달장애가 아닌 단순 발달지연이라면 치료효과도 매우 빨리 나타난다. 6개월정도면 또래 아이들 수준으로 언어와 사회성 발달을 기대할 수 있다.


선천적 발달장애아이라면 더더욱 빠른 개입이 필요하다.

물론 발달장애아이들이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또래만큼 발달 수준을 끌어올리긴 어렵다. 하지만 조기 개입을 통해 또래만큼은 아니더라도 아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발달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4-5세가 넘어가면 그 치료 효과가 아무래도 더디다.


치료를 받을 때 정말 중요한 것이 조기개입이라면,

그와 버금가게 중요한 것은 바로 '생활 속 반복 연습'이다.


치료실 수업은 많아야 주 2회이다. 치료실이 은근히 과밀이라 우리 아이 수업시간을 내기도 어려울 뿐더러 회당 수업료가 많이 비싸기 때문이다. 아무리 유능한 치료사가 효율적인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들 일상 환경이 아닌 1대1 치료실에서 일주일 2시간만으로는 매우 부족하다. 치료실에서 배운 내용을 일상에서 자주 반복하고 응용해야 한다. 치료수업을 마치면 학부모 상담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에 오늘 어떤 내용으로 수업을 했는지 치료사 선생님께 설명을 상세히 듣는다.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그 방법도 설명해달라고 부탁드린다. 예를 들어 오늘 아이가 치료실에서 "-주세요"표현을 배웠다면 치료실을 나와서도 계속 이 표현을 연습해야 한다. 집에서 밥먹을 때 "숟가락 주세요" " 국 주세요"등을 지속적으로 연습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언어치료, 인지치료, 놀이치료, 물리나 작업치료 등은 치료센터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ABA치료는 운영하는 곳이 많지 않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으나 다른 치료들보다 단가가 비싸다.

개인적으로 ABA치료가 모든 발달장애아이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리고 이 치료가 잘 맞는 아이들도 있지만 안 맞는 아이들도 있었다.(실제로 ABA치료는 지시-수행-강화의 행동수정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어떤 전문가들은 너무 아이들의 반응을 기계적으로 이끌어내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도 아이마다 다르기에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다.)

ABA치료를 시도해보고 싶은데 기회가 없다면, 부모가 공부해서 수행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ABA전문가가 훨씬 체계적이긴 하겠지만 부모가 수행했을 때 큰 장점은 '일상 생활에서 수시로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 전문적으로 주1회 하는 것보다, 조금 덜 전문적이지만 매일 여러 번 부모가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요즈음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ABA 프로그램을 다룬 책들이 많다.


일상 속에서 치료 내용 반복하기, ABA치료 부모가 공부하여 직접 해보기... 모두 부모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 맞벌이 부모라면 더 버겁다. 하지만 짧은 시간 아이와 함께하더라도 그 시간만큼이라도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리고 이 '치료 복습'에 집중하는 시기는 길어야 학령기 이전까지이다. 학교에 다니며 치료스케줄도 줄어들고, 이 때부터는 치료로 발달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다. 특수교육으로 현 발달 수준에서 최대한으로 자립하여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발달장애아이, 치료보다 중요한 것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