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 고스트 리뷰

애니 영화 리뷰 (스포주)

by 야호
썸머 고스트 표지.jpg 썸머 고스트 포스터


*이 작품은 스포일러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목: 썸머 고스트

장르: 드라마, 판타지

감독: 아다치 히로타카

원작: loundraw

상연 시간: 40분

유통사: 라프텔


한줄평: 좋아하는 것을 한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걸 왜 모를까?


4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별생각 없이 보았다가 마지막에 눈물을 글썽이며 보았던 작품이다.


이 영화는 자의로, 타의로 죽음을 앞둔 세 사람이 모여 여름에만 볼 수 있는 유령을 불러 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서로 다른 사연을 지닌 또래 아이 세명, '스기사키 토모야', '하루카와 아오이', '코바야시 료'이 세 명이 이제는 운영되지 않는 비행기 활주로에 모여 불꽃놀이를 하는 것이 영화의 시작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총 넷으로, 앞서 언급한 세 사람과 '사토 아야네'라는 인물이 더해진다.

인터넷을 통해 만난 토모야, 아오이, 료는 의문의 여자 유령인 썸머 고스트라는 유령을 찾기 위해 모이는데, 이때 이 셋을 모은 것은 토모야인 것으로 나온다.


서로에 대해서 나이도 상황도 아무것도 모르는 이 셋이 찾는 유령이 바로 아야네라는 인물인데.

처음 아야네, 즉 썸머 고스트에 대해서 알려진 내용은 자살한 여성이라는 일종의 소문이자 미신이었다.

하지만, 작품이 진행되면서 아야네가 자살한 것이 아니라 뺑소니, 즉 살해당했던 것이고, 완전 범죄를 꿈꾼 뺑소니 범이 죽은 아야네의 시체를 캐리어에 넣어 사람들의 발길이 잘 들지 않는 곳, 땅 밑에 묻은 것으로 드러난다.


동시에 아야네를 보는 조건이 첫 만남에서 드러나게 되는데, 그 조건이 죽음에 가까이에 있는 인물, 즉 죽고 싶어 하는 이거나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라는 진실이 드러난다.

이때 죽고 싶어 하는 이, 즉 자살 희망자는 이 작중 두 사람으로 토모야와 아오이다.


토모야의 경우 부모(영화에선 어머니만 나오고 통제가 강한 걸로 보아 한부모 가정일 가능성이 높음)에 의해 강제로 꿈을 포기하고 공부에만 매달리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차츰 마음이 죽어나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아오이의 경우,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모습이 묘사되며, 그 괴롭힘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머리 위로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물벼락과 신발장을 열어보고선 토를 참다가 결국 화장실로 뛰어가는 장면이 나오고, 실제로 한 번 자살을 위해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던 것을 다른 학생이 막아내는 장면까지 나온다.

거기에 등교 거부를 했었는지, 다시 나온 학교, 같은 대사도 나왔었다.


아이오의 경우 어른들(부모와 선생님)의 역할도 중요한데, 이 정도면 아오이에게도 문제가 있냐는 발언을 한 걸로 보아, 그리 믿을만한 어른도 아닐뿐더러.

만약 아오이가 자살에 성공했어도, 자살로 몰고 간 가해자들을 욕할 것이 아닌, 죽은 아오이를 욕할만한 인물로 보인다.


이런 둘의 사연이 먼저 나오다 보니, 료에게도 무슨 사연이 있을 거라 여겼었는데, 뇌에 문제가 생긴 시한부라는 장면이 나왔다.

다니고 있는 병원도 따로 있었고, 의사가 오늘은 부모와 같이 안 왔냐고 하는 말에 같이 오면 슬퍼하기만 한다라며, 웃는 모습을 보인다.

시한부 선고를 받기 전엔 농구를 꽤 잘했었는지, 학교 후배가 왜 농구를 그만뒀냐고 묻는 장면이 나왔고, 이후로도 료가 농구를 하는 장면이나 농구공을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한 장면도 지속적으로 나온다.


이런 세 사람이 아야네의 사연을 듣고, 아야네의 몸(시체)을 찾기 위해서 잠시 유체이탈(유령화)을 해서 남은 여름 동안 찾아다니는 내용이 반 정도 된다.

이때 가장 먼저 아야네의 사연을 알고, 몸을 찾기 위해 움직이는 것은 토모야로, 아오이와 료의 협력을 받아 결국 아야네의 몸을 찾았을 때, 아야네는 토모야에게 이런 말을 남긴다.

"토모야, 힘내. 넌 똑바로 살아야 하니까. 걱정돼, 유령일 때가 워낙 즐거워 보여서. 설마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아야네의 시체를 찾고, 딸이 죽은 것도 모른 체 기다리고만 있던 모친에게 유품도 전해주며 작품은 끝을 향해 달리던 중, 다시 첫 번째 장면과 같은 장면이 나온다.

토모야, 아오이, 료 세 사람이 더 이상 운행하지 않는 비행기 활주로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장면.


아야네를 만나고 그녀의 몸을 찾던 시간으로부터 1년이 지난 시점이었는데, 이때 처음 아야네와 만났던 날처럼 료만이 교복을 입고 있길래, 처음 첫 장면을 보았을 땐, 당연하게 료가 살아있는 배경이라고 생각했었고,

료가 시한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도 첫 장면을 떠올리며 료가 시한부 인생을 이겨 내었구나. 라고만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료가 새로운 썸머 고스트였다.


돌아오는 봄에 병실 침대에 누워있는 료와 병문안을 온 토모야와 아오이가 나오며, 료가 그때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하지 못했다며, 만나러 왔다는 식으로 묘사되며, 살아남은 두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냐며 묻는다.

여름을 기준으로 1년간의 시간 동안 어떻게 살았냐는 질문에 토모야는 어머니와의 긴 대화 끝에 다시 미술을 시작하게 되고, 아오이의 경우 괴롭힘은 여전하지만, 아오이가 그 괴롭힘에 반항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대화를 끝으로, 40분의 영화는 끝을 맞이하게 되고, 료의 죽음에 충격과 함께 눈물을 조금 흘렸다.

거기다가 앞서 말했듯이 썸머 고스트를 볼 수 있는 이들은 죽음을 가까이에 둔 인물.

즉, 아직 토모야와 아오이가 죽음을 놓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남겨 둔 채 영화는 끝난다.


썸머 고스트, 처음 썸머 코드라고 잘못 제목을 읽고 들어갔다는 것은 비밀로 넘어가고,

보는 내내 굉장히 특이하다고 여긴 부분은 색깔이 뚜렷했던 배경과 다르게 주인공인 세 사람의 경우 색깔이 조금 흐릿하고 전체적으로 회색빛으로 표현되었다.

이후 조금씩 색깔이 선명해지는 모습이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회색에 가까운 그림체였다.

찾아보니 원작과 캐릭터 디자인을 맡으신 'loundraw'님의 그림체였다.


하지만, 청소년의 죽음을 소재로 다룬 만큼 그 그림 스타일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가끔씩 그림체가 무너지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 아쉽긴 했으나, 그를 제외하고선 짧은 시간 안에 상당히 많은 기억을 남긴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소재가 소재다 보니 특히 싫었던 캐릭터도 몇 있었는데, 토모야의 어머니와 아오이의 부모와 선생 쪽이다.


아오이 쪽은 앞서 남긴 부분을 보면 알 테니 넘어가고, 토모야의 어머니의 경우를 조금 더 파보자면, 굉장히 대한민국에 성적에 목을 매는 부모와 닮은 면모가 있었다.

작중 토모야의 성적은 전원 A, 숫자 등급으로 치면 1등급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토모야의 성적을 보고선 잘했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아쉬운 점(국어 부분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말고 정답을 말하라고만 함)만 물고 늘어지는 모습이 1차 정 떨어지고.


이후 토모야가 아야네의 몸을 찾기 위해 학원을 땡땡이를 치기 시작했는데, 그런 토모야와 우연히 만났을 때(이때 토모야는 미술관에 있었다, 그리고 이때 혼자 서 있는 토모야 옆에 아들을 사이에 둔 단란한 가족이 그려져 더욱 혼자 있는 토모야의 모습이 강조되었다) 학원을 빠진 것에 대한 비난과 이제 2학기 수험생이라는 강조, 자신은 다 안다는 듯한 발언(그런 사람이 정작 제 아들이 자살을 마음먹고 있었다는 것은 몰랐다), 아야네를 찾고 있다는 토모야의 발언(정확하게는 찾고 있는게 있다는 말이었다)에 그것은 장래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등의 발언을 한다.


그러면서 현실을 직시하라고 하는데, 그 현실 직시를 하자면, 아야네가 토모야에게 자신은 살고 싶었다고, 아직 해보고 싶은 게 많았다는 등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높은 확률로 아야네의 몸을 찾은 뒤 자살 했을 것이다.

실제로 아야네의 몸을 찾았을 때, 너무 많이 유령이 된 결과 토모야는 일시적인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는데, 료와 아오이가 토모야를 부르며 막지 않았다면, 그대로 아야네를 따라 죽었을 것이다.

(딱히 아야네가 토모야를 죽이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고, 죽음을 원하는 토모야의 의지가 아야네의 모습을 하고선 토모야를 데려가려고 한 거다)


이 시기 토모야가 얼마나 위태로웠냐며, 어머니와 함께 타고 있던 차에서 신호가 걸렸을 때 그냥 말없이 내리기까지 한다.(고속도로로 추정된다, 그나마 다행히도 빨간 불이어서 살았지, 초록 불이었으면 죽었다)

그래서 보는 내내 죽을까 불안한 쪽은 토모야였다.

유령 상태를 즐기고, 아오이는 적어도 자신이 자살하려고 했을 때 잡아준 인물이라도 한 명 있었는데, 토모야가 자살을 하면 주변에서 잡아줄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아, 토모야가 마음먹는 순간 자살이 이루어졌을 거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죽은 것은 료, 하나뿐이니 어찌 보면 다행이지만, 여전히 토모야와 아오이가 아슬아슬한 상태인 걸로 추측되는 상황에서 영화는 끝이 나고, 나는 울고, 바로 이렇게 리뷰까지 남기게 된 작품이었다.


결론: 작중 제정신 박힌 어른이 엑스트라 빼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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