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주 소설] 뽀삐의 일기 115화

뽀삐는 지게차 시험에 합격했어요!

by 겨울방주

안녕하세요! 그토록 기다리던 지게차 시험 합격이라는 쾌거와 함께, 단골 병원의 폐과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 그리고 법학도로서 대한민국의 정책과 미래를 고민하다가도 향수를 깨뜨리고 가슴 졸이던 '학사강아지' 뽀삐입니다!


이번 주 뽀삐의 일상은 바로 굴착기 실격의 아픔을 딛고 감독관의 호각 소리 없이 당당하게 합격증을 거머쥐며 증명해 낸 '노력의 결실', 단골 병원의 폐과 소식에 당황하면서도 곧장 새로운 병원을 예약함, 강간 사건 무죄 선고를 지켜보며 증거의 중요성과 논점 일탈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낀 '현장형 법학도'의 시선, 고독사와 저출산 문제를 보며 탁상공론이 아닌 몸으로 부딪히는 경험이 진정한 정책의 시작임을 깨달은 '지적인 성찰'의 면모까지 겪으면서, 몸은 폭염 속 은행 대직과 물류센터의 고된 노동, 향수 파손의 아찔한 실수로 녹초가 되어 비틀거리기도 했지만, 머리는 '지게차 합격'의 기쁨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 차 다음 발걸음을 설계하던 한 주였습니다!








2023년 08월 21일 월요일 날씨: 맑음 ☀ (과거회상)


아침 루틴을 마치고 학우님과 함께 재판 방청을 다녀왔다. 법정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잠시 여유를 즐겼지만, 오후 재판의 내용은 무거웠다. 강간 사건이었는데, 피해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 검사 측이 내놓은 증거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증거불충분으로 무죄가 선고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법리적 공방의 냉혹함을 느꼈다. 논점일탈의 광경을 보며 법학도로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폭염 탓에 땀이 비 오듯 흘렀지만 다음 주 지게차 합격 발표를 기다리는 마음만큼은 간절하다. 합격만 한다면 바로 굴착기에 다시 도전할 것이다!



2023년 08월 22일 화요일 날씨: 맑음 ☀ (과거회상)


교수님 업무를 돕고 돌아와 시원한 콩국수로 더위를 달랬다. 도서관에서 학우님과 스터디를 마쳤지만, 쏟아지는 피로감은 어쩔 수가 없다. 밤늦게까지 공부를 이어가려 했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아 딱 한 과목만 겨우 끝냈다. 복습조차 못한 스스로가 조금 아쉽지만, 내일은 은행 대직 근무가 기다리고 있다. 이 폭염은 도대체 언제쯤 끝날까?



2023년 08월 23일 수요일 날씨: 맑음 ☀ (과거회상)


오늘은 약이 떨어져 먹지 못한 채 은행으로 출근했다. 그 탓인지 오후 고객 맞이 중에 졸음이 파도처럼 밀려와 정말 힘들었다. "겁나게 피곤하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지경이다. 퇴근길에 새로운 자격증 필기 도서를 한 권 샀다. 문득 지게차 시험 당시 감독관이 호각을 불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실격 사유가 없었다는 뜻이니 합격 가능성이 높다! 내일 병원 진료를 가기 전에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 본다.



2023년 08월 24일 목요일 날씨: 비 ☔ (과거회상)


드디어 지게차 시험 합격! 이제 당당한 지게차 조종사다. 면허 발급만 남았다. 기쁜 마음으로 학교 업무를 보고 진료를 받으러 갔는데, 예상치 못한 소식을 들었다. 병원 폐과가 결정되어 이번이 마지막 진료라고 한다. 언젠가는 병원을 옮겨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갑작스러울 줄이야. 의사 선생님이 권유해 주신 새로운 병원을 알아보며 복잡한 마음으로 귀가했다. 저녁엔 퀴즈대회 오리엔테이션 참여가 예정되어 있다.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던 날이다.



2023년 08월 25일 금요일 날씨: 맑음 ☀ (과거회상)


아침부터 새로운 병원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마쳤다. 정들었던 의사 선생님과는 나중에 인연이 닿으면 다시 만날 수 있겠지. 오후에는 물류센터로 출근했다. 지난번 사고 여파로 분위기가 뒤숭숭했지만, 다행히 오늘은 물량이 적어 별 탈 없이 마무리되었다. 안전하게 하루를 마칠 수 있음에 감사하며 가족의 심부름을 다녀온 뒤 일기를 쓴다.



2023년 08월 26일 토요일 날씨: 구름 ☁ (과거회상)


물류센터 근무 중 아찔한 실수를 했다. 물건을 떨어뜨렸는데 그게 하필 향수였다. 비싼 제품일까 봐 "울릉도 호박 엿"이 된 기분으로 가슴을 졸였다. 다행히 큰 문제없이 넘어갔지만, 피로가 쌓이니 실수가 잦아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다음 주부터는 9월의 살인적인 스케줄이 시작된다. 스케줄 관리에 실패하면 사고가 터질 게 뻔하다. 정신 바짝 차리자, 뽀삐야!



2023년 08월 27일 일요일 날씨: 맑음 ☀ (과거회상)


교회 예배 후 집에서 대학교 강의 교재를 다운로드하며 여러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청년 고독사와 저출산 문제... 대한민국의 미래가 위태로워 보였다. 탁상공론식 정책은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문득 내가 이렇게 몸으로 부딪치며 물류센터와 은행, 학원을 오가는 모든 과정이 현장을 느끼기 위한 '단련'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진짜 해결책은 발로 뛰며 느끼는 사람만이 낼 수 있는 법이니까. 우리나라 정책은 절대 탁상에서 나오면 안 된다. 나는 오늘도 내 미래와 이 나라의 미래를 동시에 고민하며 공부를 시작한다.







이렇게 저 뽀삐의 과거를 회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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