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겨울방주의 생각
2024년 10월 26일 밤 10시 20분경
저는 그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참사 추모 행사에 참여하고, 잠시 참여연대의 활동가분들과 식사를 한 후 김포공항 근처 게스트하우스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러 갔었습니다.
그때 어느 외국인 남성이 여성 코스튬을 착용하고 다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핼러윈데인가 봅니다.
그 모습을 봤을 때 조금 당황스러운 기분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자기 취향이니 그냥 그러려니 해야죠. 굳이 저기다 대놓고 '나쁘네', '더럽네', '음란스럽네' 하기도 그렇습니다. 혐오적인 시각 역시 자신의 인격을 망치는 일임을 알기에 그냥 그 사람의 취향을 존중해 주기로 했습니다.
네. 그냥 그런 거죠. '존중입니다. 취향해 주시죠.' 뭐 이런 거......? 흐흐흐흐
그런데 제 옆에 있던 어느 아주머니가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저에게 말했습니다.
"저거 다 동성애 하는 자들이나 하는 짓거리야."
"차별금지법 통과되면 동성애자들이 판을 칠 거다."
"우리 한국교회는 그걸 막기 위해 내일 27일 광화문으로 갈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저는 더 혼란스러웠습니다.
'아니 도대체 왜??? 그냥 자기 취향이 그런 걸 저렇게 받아들인다고?'
'진짜 저러한 목적으로 광화문에 가겠다고?'
'한국교회의 진짜 목적이 뭐지??'
그날의 일을 생각하며 드는 생각은 아래와 같습니다.
'저걸 막는다고 막아지는가? 그리고 동성애를 차별한다고 세상이 올바른 세상이 되는 것인가?'
'성소수자나 동성애를 하는 사람도 어차피 인격을 가진 사람이 아닌가? 그들의 행위에 대해 말할 수 있어도 그들 자체를 미워할 수 있는 건가?'
'한국교회가 저들의 행위를 혐오라고 부르는 만큼, 저들에 대한 편견 또한 혐오를 낳지 않겠는가?'
'예수께서도 사람들의 죄를 경계하셨지 사람 자체를 미워하거나 혐오하신 바가 없다.'
'사람을 정죄할 자격이 사람에게 있는 것인가? 절대 그럴 수 없다. 정죄하는 것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인간이 정죄를 한다면 이는 인간이 하나님을 대신하겠다는 말인데 과연 그래도 되는 것인가?'
편견 또한 혐오를 낳을 수 있기에 우리는 편견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편견을 드러내는 순간 갈등과 반목은 더욱 심해지니까요. 넓디넓은 세상에 다양한 사상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에 우리는 이에 대하여 존중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 역시 그러한 점이 부족하다는 것을 생각하기에 적어도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해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단,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고 자기주장만 하는 사람은...... 모르겠습니다. 과거의 제가 떠올라서 더는 대화를 지속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