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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방주 Oct 17. 2024

ADHD 일기-15화(ADHD 이전)

정신건강의학과 문을 두드린 뒤 ADHD라는 진단을 받기 전까지......

2022년 08월 15일 월요일 날씨: 맑음

오늘 아침 운동을 하고 밥을 먹은 뒤에 집에 있었습니다. 정말 한이 맺힙니다. 병사로 전역한 것? 아니, 병사로 입대한 것 자체가 사무칠 정도로 한이 됩니다. 이 한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하아… 정말 욕이 나올 정도로 밉습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계속 요리를 하라고 유도하는 아버지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생각하면 할수록 눈이 뒤집히고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입니다. 아놔, 이런… 하아… 오늘은 한 맺힌 후회와 슬픔이 가득한 하루였습니다. 


2022년 08월 16일 화요일 날씨: 비 온 뒤 흐림

아침에 비가 오기 전에 만보를 채우고 돌아와 밥을 먹고 쉬었습니다. 마치 가축과도 같은 삶입니다. 이 삶이 말입니다…! 나 정말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하루 종일 우울합니다.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었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부모님 지인이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에 입학했다는 것입니다. 내 고등학교? 내 모교? 이런 표현은 저에게 너무나도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그냥 내가 잠시 스쳤던 학교라고 해야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모교라고 하기도 싫습니다. 애착이 없는데 왜 모교라고 해야 하는 걸까요?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 첫 번째 대학교에 대한 애정은 이미 쓰레기통에 처버린지 오래되었습니다.


2022년 08월 17일 수요일 날씨: 비 온 뒤 흐림

아침에 비가 오는 중에도 만보를 채웠습니다. 집에 돌아와 씻고 쉬다가 밥을 먹었습니다. 오늘은 대통령 취임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뭐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쉬다가 글을 쓰고 난 뒤에 일기를 씁니다. 일기를 쓰고 글을 쓰면 그 사람의 흔적이 남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입니다. 아버지를 존경하는 집사님 한 분이 자두를 보내주셨는데, 항상 그분에게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달콤하고 맛있는 자두입니다. 무언가 달콤한 것을 먹으면 우울함이 가신다고 하는데, 그분이 보내주신 자두 덕분에 우울함이 좀 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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