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주 소설] 뽀삐의 일기 51화

뽀삐는 아버지를 모시고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어요!

by 겨울방주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은행강아지 뽀삐!


이번 주 뽀삐의 일상은......


은행 창구의 잔잔한 하루들 사이로 폭발음·변압기 화재·눈 내리는 3월·서울 집회·태극기 부대와의 마찰까지... 피곤과 우울을 안고도 ‘내 아이가 살 세상은 달라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일상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붙잡고 버텨내며 아버지를 모시고 집회에 참여했었던 한 주였습니다!










2025년 3월 17일 월요일 맑음 ☀


아침에 밥·약을 먹고 조금 쉰 뒤, 아버지 차를 타고 은행으로 출근했다. 근무 준비를 하고 9시에 문을 열어 고객맞이를 시작했는데, 오늘은 안내가 조금 미숙해 어려움을 겪은 순간이 있었다. 고객 한 분이 특정 업무를 원했지만 그 창구 직원은 오늘 부재중이었고, 그 관리 담당도 자리를 비운 상황이라 다른 직원이 “오늘은 그 업무를 못 본다”라고 안내해 달라고 해서 그대로 알렸다. 그런데 다른 팀장님이 “굳이 ‘없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라고 하셔서, 안내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12시에 점심을 먹고 13시에 복귀해 고객맞이를 이어갔고, 손님 수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이었다. 16시에 문을 닫았을 때는 손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고, 16시 45분쯤 토끼 팀장님 지시로 퇴근했다. 가는 길에 우체국에서 우편물을 부치고 병원에 들러 약을 타 온 뒤 집으로 돌아오다, 어느 고라니 아줌마가 고라니 아이에게 소리를 치고 짜증을 내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무슨 사정인지 모르겠지만, 인상도 썩 좋지 않고 그 광경도 그다지 보기 좋지 않았다. 예전에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얼굴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집에 돌아와 씻고 밥·약을 챙긴 뒤 일기를 쓰며, “오늘은 그냥 조용히 공부나 하고 과제도 천천히 써야겠다. 피곤한 하루였다”라고 적었다.



2025년 3월 18일 화요일 눈 ❄


아침에 밥·약을 먹고 조금 쉰 뒤 아버지 차를 타고 은행으로 출근했다. 근무 준비 후 9시에 문을 열었고, 오늘도 손님 수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그러다 9시 50분쯤, 은행 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의 엄청난 폭발음이 들려 모두가 놀라 정문 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밖으로 나가 상황을 살폈고, 주변 사람에게 물으니 자기 기준으론 “10~11시 방향에서 소리가 났다”라고 했다. 다시 은행에 들어왔다가, 밖으로 나가니 뻥튀기 냄새 비슷한 냄새가 나서 “혹시 뻥튀기 터진 거 아닐까?”라는 추측을 직원들에게 전했다. 그러나 약 20분 뒤(10시 08분경) 119 코끼리 대원들이 출동하는 것을 보고, 내 추측이 완전히 빗나갔다는 걸 알았다. 근무지를 오래 비울 수 없어 나는 남았고, 대신 토끼 팀장님이 현장에 다녀오셔서 상황을 전해주셨다. 여성병원 건물 내부 변압기가 폭발하며 화재가 발생했고, 그 안에 있던 신생아 동물 18명과 동물 부인 5명, 직원들이 모두 대피했다고 했다. 화재는 진압되었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인명피해가 있었다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을 것이다. 나는 이 내용을 민주연대당에도 공유했다. 12시에 점심을 먹고 13시에 복귀했고, 오후에는 눈이 조금 내렸다. 16시에 문을 닫고 16시 43분쯤 토끼 팀장님 지시로 퇴근했다. (그때도 손님은 남아 있었다.) 우편물을 우체국에 부치고 집에 와서 씻고 밥을 먹고, 유튜브를 보다 일기를 썼다. 3월에 눈이 내리는 것도, 눈 보기 힘든 동네에서 한 달 사이 두 번이나 눈을 본 것도, 기후가 아무래도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들었다.



2025년 3월 19일 수요일 맑음 ☀


아침에 밥·약을 먹고 조금 쉰 뒤 아버지 차를 타고 출근했다. 근무 준비 후 9시에 문을 열었고, 손님은 어제보다도 더 적었다. 겉으로는 평온했지만, 마음은 계속 우울했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선고일을 공지해야 하는데 아직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직원 한 명이 연수를 갔다가 오후에 돌아와서, 점심을 13시에 먹고 14시에 복귀했다. 오후에도 손님맞이를 하다가 16시에 문을 닫으려는데, 갑자기 얼룩말 고객 한 분이 문을 열고 그대로 돌진해 들어왔다. 순간 놀란 나는 긴급히 차폐기를 정지시키고 고객을 안내한 뒤, 다시 문을 닫았다. “앞으로는 유리문부터 잠그고 차폐기를 작동시켜야겠다, 자칫하면 큰 사고 날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6시 45분쯤 토끼 팀장님 지시로 퇴근하고, 우편물을 부치고 집에 돌아와 씻고 밥을 먹은 뒤 일기를 썼다. 헌법재판소가 오늘 탄핵 선고일 공지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소식을 듣고, “이제 싸우는 수밖에 없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직 2세는 없지만, 언젠가 태어날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나쁜 곳이 되어선 안 된다는 마음으로, “그 심정으로라도 싸워야겠다”라고 스스로 다짐했다.



2025년 3월 20일 목요일 맑음 ☀


아침에 밥·약을 먹고 조금 쉰 뒤 아버지 차를 타고 출근했다. 출근 후 책을 조금 읽고 9시에 문을 열어 고객맞이를 시작했는데, 오늘도 아침은 한가했다. 앉아서 뉴스를 보고 중요한 내용은 빠띠에 공유했고, 오늘은 논문을 읽으려 했지만 결국 읽지 못했다. “게으름 병이 또 도졌구나” 하는 생각에 스스로를 살짝 타박했다. 12시에 점심을 먹고 13시에 복귀한 뒤, 오후 근무도 오전과 비슷하게 조용했다. 16시에 문을 닫고 16시 50분에 퇴근, 집에 돌아와 씻고 밥을 먹고 놀다가 일기를 썼다. 민주연대당에서 이번 토요일에 서울 집회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예전부터 “서울 집회가 있으면 같이 가자”라고 했던 아버지께 의향을 여쭈어 보았다. 아버지와 내 이름으로 함께 신청했고, “내일모레는 늙으신 아버지를 모시고 서울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굳혔다.



2025년 3월 21일 금요일 맑음 ☀


아침에 밥을 먹고 너무 피곤해 잠시 다시 누워 있다가, 겨우 일어나 말씀을 읽고 글을 쓴 뒤 아버지 차를 타고 출근했다. 근무 준비 후 9시에 문을 열었고, 고객맞이를 이어갔다. 오늘은 수신계 창구 직원 한 명이 휴가라 점심을 13시에 먹고 14시에 복귀했다. 16시에 문을 닫고 기다리다가, 토끼 팀장님 지시로 16시 45분쯤 퇴근했다. 퇴근 전에 가스총 안전검사를 하다가 “가스가 새면 어떡하냐”는 팀장님의 말을 듣고, 다음부터는 가능한 밖에서 안전검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우편물을 부친 뒤 시민의회 토론회에 참석하고 밤늦게 집에 돌아와 씻고 약을 먹고 일기를 썼다. “내일은 아버지를 모시고 지역 당원들과 함께 서울로 간다”라고 적으며, 또 하나의 긴 하루를 준비했다.



2025년 3월 22일 토요일 맑음 ☀


아침에 밥을 먹고 잠시 쉰 뒤, 아버지와 함께 집을 나섰다. 시내버스를 타고 시청까지 가서 지역구 당 집결장소에 도착해 당원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집회 버스에 탑승했다. 그런데 점심·저녁 약을 깜빡하고 안 챙겨 온 것을 깨닫고 “어쩔 수 없지…” 하며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중간에 천안 휴게소에서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고 호두과자도 사 먹었다. 서울 도착 후 집회장소로 향하는 길에 태극기 부대를 만나 서로 시비가 오가는 상황도 겪었고, 우리는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집회를 해야 했지만 그보다 떨어진 곳에서 내려 어쩔 수 없이 같은 공간을 지나야 했다. 말 그대로 “떵물에서 헤엄치는 기분”이었다. 집회장소에 도착해 윤석환 파면 구호를 외치다 일정상 중간에 빠져야 해서, 귀갓길 버스에 겨우 몸을 실었다. 가는 길에 태극기 부대가 또 시비를 걸어왔지만, 큰 충돌 없이 버스에 올랐고, 지역구 수달 국회의원님이 한 말씀해주신 뒤 내리셨다. 다시 천안에 들러, 점심때 갔던 식당에서 저녁으로 불고기 전골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일기를 쓰는 도중, 당원 한 분이 윤석환 코뿔소에 대해 거침없이 욕을 퍼붓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라가 이렇게 개판이니, 욕이라도 실컷 해야지…” 하는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2025년 3월 23일 일요일 맑음 ☀


아침에 밥·약을 먹고 잠시 쉰 뒤, 아버지 차를 타고 교회에 갔다. 예배를 드리고 집에 돌아와 만두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약을 먹은 뒤, 유튜브를 보며 하루를 보냈다. 오늘은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았지만, 마음 한편이 무겁고 우울했다. 왜냐하면 “혹시 탄핵이 기각되는 거 아닐까?” 하는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녁은 혼자 먹었고, 라면수프에 계란·파·삶은 국수를 넣어 파(葱) 면을 만들어 먹으며 “윤석환 파면(罷免)을 기원하는 파면(葱麵)”이라고 혼자 의미를 붙여본 뒤 약을 먹고 일기를 썼다. “어쩌다 이런 헌정질서 파괴까지 벌어지게 되었나, 왜 우리나라는 자꾸 수라장의 길로만 가는가…” 정말 이건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윤석환이 파면되어야 나라가 산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오늘의 피곤함과 우울함을 그대로 일기에 적어 넣었다.










다들 힘내서 다음 주도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힘차게 달려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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