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모티머 J. 애들러)_익명1

독서후기 < 전산학부 석사과정생 >

by 독카맨


1부, 2부



책을 적극적으로 읽기 시작한 지 1년 반이 조금 넘었다. 성인이 되기 전에는 책을 읽어야 했기 때문에 읽었다면 지금은 원하는 주제의 책을 찾아서 독서를 한다. 오히려 지금 드는 생각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불리는 책을 내가 자라오면서 읽지 않았다는 점이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바뀔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은 목적이 있는 독서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학창 시절에는 생활기록부에 넣을 진로와 관련된 책을 읽고, 수업에 필요한 책을 읽는 등 타의에 의해 책을 읽어왔다. 수업이나 진로 역시 하나의 목적이었지만, 나 자신의 탐구에서 출발한 목적은 아니었다. 스스로의 내적 동기에서 비롯된 목적이 없었기에, 의욕적인 독자가 되지 못했고 결국 수박 겉핥기식 독서에 머물렀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다르다. 관심사가 생기면 그 주제와 관련된 책들을 직접 찾아 읽는다. 단순히 정보를 얻는 목적이 아닌 관심사를 주제로 저자의 의견을 듣고 나도 생각해본다. 예를 들어, 투자와 관련된 서적을 읽을 때는 저자의 관점을 분석하고,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한다. 그리고 그 판단을 실제 투자에 적용해보기도 한다. 이는 책에서 언급한 ‘분석하며 읽기’의 원칙과도 맞닿아 있다. 나에게 독서는 더 많은 것을 아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사고를 확장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과정이 되었다. 책에서 말한 이해력을 높이는 독서가 무엇인지 비로소 체감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한 주제를 깊이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주제로 관심이 확장된다. 그렇게 독서는 또 다른 독서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되었다.


물론 아직도 책을 깊이 있게 읽는 기술은 부족하다고 느낀다. 메모를 하고 나름대로 요약을 하며 읽지만, 저자의 논리를 완전히 구조화하지 못한 채 지나치거나 비판적으로 사고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부분도 적지 않다. 이번에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나의 독서 태도를 점검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에서 말하듯, 독서는 여러 기술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이다. 마치 스키를 배우듯 한 가지 기술씩 익혀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몸에 밴 독서 습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독서를 통해 사고를 넓히고, 그 사고를 삶 속에서 실천하며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이다.


함께 나눌 질문


책을 읽는 동기가 무엇인지? 목적을 가지고 읽는지? 그렇다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읽는지?


나만의 좋은 독서 습관이 있는지?


어렵더라도 스스로 사고하여 이해력을 키워야 한다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지?



3부, 4부


이 책에서 저자는 독서의 과정을 총 4개의 수준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개별 단어의 의미 파악에서 시작하여 기초적인 글을 이해하는 제 1수준에서 시작하여, 빠른 시간 안에 책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제 2수준 훑어보기로 이어진다. 책을 읽으면서 주제와 함께 저자가 어떤 논증을 통해 결론에 이르는지를 이해하고, 비평할 수 있어야 비로소 제 3수준에 도달한다. 마지막 독서의 4수준에서는 같은 주제를 지닌 여러 권의 책을 나의 언어로 통일하고, 쟁점들을 분석하며 읽는 통합적 읽기에 도달한다.


우리는 저자가 제시한 방법에서 독서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독서라는 것은 의사소통의 방식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책을 쓰는 것은 저자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발화를 시작한 것이고, 독자는 책을 읽으며 저자가 글로 표현한 생각을 듣게된다. 다시 말해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어 저자와 독자가 이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대화를 할때와 마찬가지로 독서를 할때도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하고 이에 적절히 반응해야 한다. 훑어보기는 어떤 사람과 어떤 대화를 할지를 빠르게 선별하는 과정이며, 분석하며 읽는 것은 곧 대화의 화두를 파악하고 저자의 의견을 듣고 이해하는 과정이다. 또한, 의사소통은 듣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상대의 의견을 듣고서 우리는 적절한 반응을 보인다. 공감할 수도 있고, 반대 의견을 보이거나 다른 주제로 이어져 판단을 유보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언급한 비평의 과정이다.


책의 종류에 따라서 다른 독서 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의사소통이기에 상대방이 말하는 방식에 따라 듣는 방법이 달라지는 것이다. 철학과 과학과 같은 논리적 대화에서는 논증이 중요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같은 사실이어도 사람에 따라 여러 관점을 가질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대화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소통한다. 이 사실이 그대로 독서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합적으로 읽기도 같은 맥락에서 한 주제에 대해 여러 사람과 대화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실제 대화와 다른 점은 다른 저자들과 나 사이에서만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화의 중심은 내가 된다. 한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이해할 때는 나의 언어를 사용하면 된다. 물론, 독서는 완전한 대화는 아니기에 독자는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스스로 쟁점을 분석해야 한다. 이것이 통합적 읽기의 과정과 일치한다.


결국 독서는 의사소통의 한 형태이다. 우리는 독서를 통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질문하고, 듣고, 반응하며 사유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을 얻을 뿐 아니라, 기존의 생각을 수정하거나 전혀 다른 관점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더 나아가 독서는 시공간을 초월해 위대한 사상가들과 대화할 수 있게 한다. 오늘의 독자가 과거의 저자와 마주 앉아 논의를 이어가는 일은 오직 독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독서를 해야하는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질문: 사유의 주체가 되기 위해,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책을 선택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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