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모티머 J. 애들러)_장주하

독서후기 < 장주하 (물리학과 학부과정) >

by 독카맨

3부, 4부

책을 동일한 방식으로 읽으려는 시도는 마치 서로 다른 재질의 물체를 단 하나의 도구로 가공하려는 것과 같이 비효율적이며, 책의 의도와 다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지식을 전달하는 서적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학 서적은 그 목적부터가 근본적으로 상이하기 때문이다. 실용 서적의 경우, 저자의 주장은 독자의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성격을 띠게 된다. 따라서 독자는 저자가 제안하는 법칙이나 원리가 실제 현실에서 타당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동의할 경우 실천이라는 행위로 귀결되어야만 그 독서가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소설이나 시, 희곡과 같은 문학 작품의 경우는 이와는 전혀 다른 접근이 요구된다. 문학은 지식의 전달보다는 경험의 공유를 목적으로 하기에, 독자는 분석적인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작가가 창조한 세계관 내부에 몰입하여 그 정서적 울림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태도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역사, 과학, 철학 등 이론 서적들 또한 각기 다른 독서 전략이 수반되어야 함을 같이 말할 수 있다. 역사 서적의 경우, 과거의 사실 그 자체보다는 역사가가 어떠한 관점에서 사료를 해석하고 재구성하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 이는 역사가의 서술이 필연적으로 주관적인 해석을 포함할 수밖에 없음을 인지하고, 그 이면에 숨겨진 맥락을 읽어내야 함을 시사한다. 과학과 수학 서적은 저자가 정의한 용어와 명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논증의 과정을 끈기 있게 추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철학 서적의 경우, 저자가 해결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질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이 논리적으로 타당한지를 끊임없이 되물으며 읽어 나가야 한다. 이처럼 3부의 핵심은 책의 종류에 따라 독자가 취해야 할 지적 태도와 도구가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이는 곧 독서가 기계적인 반복이 아닌 유연하고 능동적인 사고의 과정임을 방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개별적 독서법의 숙달을 전제로, 4부에서는 독서의 최고 단계인 '통합적 읽기'에 대해 논의한다. 이는 한 권의 책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여러 권의 책을 비교, 분석하여 종합적인 지식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단계에서 독자는 더 이상 저자의 논리에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존재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지식을 재구성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통합적 독서의 첫 단계는 관련 도서를 선정하고, 자신이 탐구하고자 하는 주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부분만을 골라내는 작업에서 시작된다. 이는 책 전체를 통독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선별 능력을 요구하며, 독자의 문제의식이 명확해야만 가능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가장 난해하면서도 중요한 과정은 바로 '저자들과의 합의'를 도출해내는 단계이다. 각기 다른 시대와 배경을 가진 저자들은 동일한 단어를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하거나, 서로 다른 단어로 같은 개념을 설명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독자는 저자들의 언어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언어로 용어를 재정의하고 번역하여 저자들 간의 소통을 중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는 마치 다자간의 회담에서 통역관이자 의장이 되어 논의를 이끌어가는 것과 유사한 형태로, 독자의 지적 역량이 가장 극대화되는 지점이라 볼 수 있다. 이후 독자는 명확하게 정의된 이슈를 바탕으로 저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답변이 어떻게 상충되거나 보완되는지를 분석함으로써 논쟁의 전체적인 지형도를 그려나가게 된다.


결국 통합적 독서가 지향하는 바는 특정 저자의 견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들을 객관적으로 조망함으로써 '변증법적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이는 단순히 많은 지식을 축적하는 것을 넘어, 상반되는 주장들 사이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 사회와 같이 정보가 범람하고 파편화된 지식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통합적 독서 능력은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고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공 내용을 공부할 때도 비슷하게 독서가 진행된다. 하나의 이론에서 큰 흐름을 설명할 때도, 각 저자들에 따라 이를 접근하고 설명하는 방식이 다르다. 이에, 교수님들은 수업 때 사용되는 교재 이외에 다른 교재들을 추천해 주시며, 이를 같이 적용하여 이해해볼 것을 주문하신다. 이러한 경험과 통합적 읽기라는 내용에서 책이 설명하는 것을 비교해 보면, 전공수업을 들을 때도 통합적 읽기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았을 때, 3부와 4부에서 제시하는 독서법은 텍스트의 성격에 맞는 적절한 독해 기술의 습득에서 시작하여, 궁극적으로는 주체적인 사유를 통해 지식의 통합을 이루어내는 과정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독서가 단순히 외부의 지식을 내부로 옮겨오는 수동적인 행위가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고 분석하며 재구성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우리가 이러한 독서법을 체화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책은 단순한 종이 묶음이 아닌 사고를 확장하고 세상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도구로서 그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질문: 통합적 독서를 진행할 때 각기 다른 분야의 시각에서 바라본 책들을 읽는다면, 각각 책을 어떤 자세로 읽는 것이 좋을까? 곧, 하나의 사실에 대해 철학적인 견해와 과학적인 견해가 모두 존재하는 지식의 경우 어떻게 책을 읽는 것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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