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은 해도 해도 갈 때마다 긴장이 되는 걸까?
'실용음악과' 하면 떼려야 뗄 수 없는 레슨.
과 특성상 독학을 해서 갈 수는 없기에 학원이나 개인 레슨을 받으면서 입시를 준비하게 되는데,
실용음악과에 진학을 하고 나서도 항상 전공, 비전공 수업은 일대일로 진행한다.
레슨 날만 되면 초조해지고, 레슨을 받으러 가서도 긴장해서
연습할 때보다 더 못 보여드리고 오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처음에는 내가 워낙 실력이 부족하고, 음악적 지식도 없고,
입시생일 때 많이 혼났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막상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나니 대부분이 레슨에 대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처럼 유달리 더 긴장하는 학생들의 경우
조금은 엄격한 선생님 밑에서 레슨 받은 친구들이 많았다.
또 하나의 미스터리는,
혼자서 연습할 때는 정말 잘 되는데 레슨 받으러 가면 초기화가 되어버리는 것.
평소에 잘하던 것도 되질 않아 답답하고 억울해서 속상한 적도 많았는데,
이것도 나뿐만 아니라 레슨에 긴장하는 학생들이 대부분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어쨌든 우리는 연습할 때 보다 잘 하든 못 하든 간에,
오로지 무대에 선 그 순간, 그 순간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보여줘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결국 실수도 본인 실력임을 인정하면서, 연습에 연습을 가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긴장되는 분위기 속에서 적응하며, 자신의 연주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것이
레슨의 또 하나의 작은 부분인 것 같다.
매번 긴장 속에서 얼어붙던 내가 조금이나마 극복한 방법이 있는데, 바로 선생님께 '미리 얘기하기'였다.
대학원에 가서도 전공수업은 있었고, 일대일로 만나서 수업을 듣곤 했는데
교수님께서 하시는 간단한 질문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날은 교수님께서 나에게 '이 개념에 대해서 모르는 거야? 아니면 알고 있는데 너의 단어로 설명을 못하는 거야?'라고 물어보셨고, 나는 '알고 있고, 제 방식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교수님 앞에만 있으면 생각했던 단어들이 다 사라져 버려요.'라고 말했다.
그 뒤로, 교수님은 매번 가벼운 유머와 농담으로 긴장된 나를 풀어주시면서 수업을 시작하셨고,
'이것도 좋지만, 이렇게 하는 게 생각보다 좋아!'라고 부드럽게 말씀해주셔서 수업하는 내내 편안한 분위기로 들을 수 있었다.
언제나 레슨은 설레면서도 떨리고, 긴장되고, '잘해야 되는데'라는 압박과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 속에서 레슨실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이 모든 긴장과 부담을 이겨낸다면, 내가 필요한 것들을 쏙쏙 뽑아갈 수 있는 더 유익한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