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휴직의 끝…복직이냐 퇴사냐
3개월이란 시간은 짧고도 길었다. 우울의 근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지만 답을 찾진 못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었다. 복직이냐 퇴사냐. 사회적 은둔을 깨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갈 것인지, 더 긴 은둔의 시간을 가지며 휴식을 취할 건지 택해야 했다.
가족들은 복직을 극구 만류했다. 내 우울의 원인 중 회사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을 거라며. 부정할 수는 없는 이야기였다.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중증 우울증을 판정받은 이유는 우울과 불안이 극도로 높고, 이 둘이 시너지 효과를 내어 상태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회사는 극도의 불안을 담당하고 있었다. 기자 업의 특성 상 매 순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타 매체보다 빨라야 하고, 단독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던 탓이다. 늘 조급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취재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보고 '아둥바둥' 살지 좀 말라고 했다. 조금 더 빨리 아는 게, 단독을 쓰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하냐며. 나도 내 문제를 알고 있었다. 지나치게 힘을 주고 일했다. 하지만 습관이 무섭다고 했던가...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면서도 또 압박감에 시달렸다.
퇴사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쳤다. 개인적으로는 '우울증 환자'라는 낙인이 가장 무서웠다. 회사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자살 시도 했다던데 등...뒤에서 수근거릴까봐 겁이 났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소식을 접한다면? 멀쩡히 살아가던 어느 날, 회사 사람 중 한 명이 우울증으로 휴직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 분이 '잘 극복해서 돌아오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 같았다.
여전히 나약한 나지만, 세상의 낙인이 두려워 숨진 않기로 했다. 어쩌면 그 낙인이란 게 내 스스로가 만든 틀일 수도 있지 않은가.
복직 의사를 회사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