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혜 Jun 27. 2024

우울증 환자도 복직이 되나요?

3개월 휴직의 끝…복직이냐 퇴사냐


3개월이란 시간은 짧고도 길었다. 우울의 근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지만 답을 찾진 못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었다. 복직이냐 퇴사냐. 사회적 은둔을 깨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갈 것인지, 더 긴 은둔의 시간을 가지며 휴식을 취할 건지 택해야 했다.


가족들은 복직을 극구 만류했다. 내 우울의 원인 중 회사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을 거라며. 부정할 수는 없는 이야기였다.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중증 우울증을 판정받은 이유는 우울과 불안이 극도로 높고, 이 둘이 시너지 효과를 내어 상태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회사는 극도의 불안을 담당하고 있었다. 기자 업의 특성 상 매 순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타 매체보다 빨라야 하고, 단독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던 탓이다. 늘 조급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취재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보고 '아둥바둥' 살지 좀 말라고 했다. 조금 더 빨리 아는 게, 단독을 쓰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하냐며. 나도 내 문제를 알고 있었다. 지나치게 힘을 주고 일했다. 하지만 습관이 무섭다고 했던가...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면서도 또 압박감에 시달렸다.


퇴사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쳤다. 개인적으로는 '우울증 환자'라는 낙인이 가장 무서웠다. 회사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자살 시도 했다던데 등...뒤에서 수근거릴까봐 겁이 났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소식을 접한다면? 멀쩡히 살아가던 어느 날, 회사 사람 중 한 명이 우울증으로 휴직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 분이 '잘 극복해서 돌아오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 같았다. 

여전히 나약한 나지만, 세상의 낙인이 두려워 숨진 않기로 했다. 어쩌면 그 낙인이란 게 내 스스로가 만든 틀일 수도 있지 않은가.


복직 의사를 회사에 전했다.

작가의 이전글 우울과 함께 살아간다는 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