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치료 앞에서 흔들리는 생의 의지-스프라바토

내 삶이 80만원의 가치라도 있을까

by 다혜

삶에 값을 매긴다면 얼마일까?


혹자는 삶은 곧 생명이기에 값을 책정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하다고 한다. 다만 이는 살아가기를 희망하는 사람에게 국한될 수 있다.


살고자하는 의지가 금방이라도 꺼져 버릴 것 같은 촛불처럼 위태로운 나는 삶이 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극이라고 느낀다. 살아있기에 이 지긋지긋한 감정에 시달리고 고통받는다고 여긴다.


이런 내가 1회에 80만원이 넘는 스프라바토 치료를 받을 자격이 있을까. 살고 싶은 마음도 없는데 그 비싼 치료를 받아도 될까.


1회 치료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한다. 보통 4회에서 8회차까지 진행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4회면 320만원...8회면 640만웡이다. 스프라바토는 건강 보험 적용이 전혀 되지 않는 약물이다. 비교적 최근에 한국에 도입됐고, 코를 통해 약물을 흡입하는 방식이라 기존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 나같은 중증 우울증 환자에게 주로 사용된다.


마음 한 켠에서는 스프라바토 치료를 받고 싶었다. 나를 지배하고 있는 이 우울감과 부정적인 충동을 없앨 수 있다면...


이런 내가 우습기도 했다. 매일 죽음을 바라면서, 잊혀지길 간절히 원하면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니.


죽고 싶은 마음과 수 백만원 사이에서 나는 길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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