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늘 곁에 있음을
삶이 너무 힘겨웠을 때, 숨 쉬는 것조차 벅찰 때는 하루하루가 '죽을 만한' 삶처럼 느껴졌다.
죽음의 충동이 머리 끝까지 차오를 때면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며 버텼다.
이 고통을 가족들에게 주고 싶지 않다는 일념이었다.
생각과 함께 물음표를 지워버렸다. 언니의 죽음과 내가 감당하게 버거웠던 일들 모두.
물론 쉽진 않았다. 그것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면 아마 사람이 아닌 신일 것이다.
머리 속에 생각이 스멀스멀 떠오르려 할 때면 재미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틀었다. 그냥 그들의 대화에 집중했다.
누군가는 대책이 없다고 손가락질 할 지도 모른다. 31살에 미래에 대한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는 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요즘에는 살 만한가보다 죽을 만한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예전과 달리 내 답은 '아니오'다.
돌이켜보면 죽음은 늘 곁에 있다. 죽음이 언제 덮칠지 모를 뿐,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나와 함께 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픔에서 조금 벗어나보니 더욱 실감이 난다. 이 세상을 떠나는 건 한 순간이다.
몇 시간 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집에 가는 길에 차에 치여 죽을 수 있고, 내일 운전하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숨이 멎을 수도 있다.
내일 당장 죽어도 후회가 덜 될 만큼 내 맘대로 살기로 했다. 거창한 의미는 아니다. 그저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자책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내 인생은 내 맘이니까 쉬고 싶을 땐 쉬고, 원하는 바가 생기면 성취하기 위해 달릴 것이다.
내 맘대로 사는 인생, 죽을 만 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