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지 않기.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기
삶을 끝내고 싶다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지도 어연 2년이 넘었다.
'하늘에 잔뜩 낀 먹구름도 언젠가는 사라진다'는 기대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끝이 없어 보이는 터널도 언젠가는 빛을 내며 출구가 보일 거라고.
이와 같은 말을 가슴에 새기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런데 왜 내 마음에 드린 먹구름은 가시질 않을까. 남들은 버티다 보면 살만해진다는데.
여전히 나는 괴롭고 막막했다.
운전을 하다가도 답답함에 가슴을 내리쳤고 상처로 남아있는 일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여행을 떠났다. 북카페와 귀여운 길고양이들이 있는 숙소였다. 공기도 참 맑았다.
그곳에서 나는 하루종일 책을 읽고, 해가 질 무렵에는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며 놀았다.
일주일 정도 그곳에 머물렀는데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나를 괴롭히던 나쁜 생각을 잠시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저 오늘은 무슨 책을 읽을까. 고양이들은 몇시쯤 오려나와 같이 시덥지 않은 생각들만 했다는 것을.
난 그저 살아내기에 급급했다. 살아낸다는 것은 버틴다는 게 아닐까. 우울에서부터, 상처로부터, 좌절로부터 그저 버티는 것. 그게 나를 죽도록 괴롭히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살아내기보다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살아간다는 건 흘러가는 대로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다. 굳이 우울로부터, 상처로부터 벗어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버텨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나를 홀가분하게 만들었다. 과거의 나는 강인하고 씩씩했던 지난 날을 그리워하며 '우울'을 배척했다. 우울에 빠져 남들보다 뒤처진 나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 악을 쓰며 버텼다.
버티면 버틸수록 더 큰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 같았다. 살아내기에 집중할 수록 죽고싶다는 생각이 커졌달까.
그 때, 나에게 필요한 건 살아내기가 아닌 살아가기인 걸 알았다.
남들보다 못한 나, 부끄러운 나일지라도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기. 나를 숨기려고 애쓰거나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그처럼 되기 위해 버티지 않기.
지금 마음이 너무 힘들다면 그저 살아가기를 목표로 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