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엇이 나를 망가뜨렸던 걸까요?
스프라바토 치료를 통해 무의식 속 환각에서 '나'를 마주했다.
그 무엇으로도 포장되지 않은 진짜 나. 허물이 벗겨진 나는 그야말로 상처 투성이었다. 환각 속에서조차 죽음을 바랐다. 분명 나인데, 그 상처들을 마주하니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많이 힘들었구나.. 많이 아팠구나. 아무도 널 원하지 않았다는 걸 너무 일찍 알아버렸구나. 그래서 어떻게든 부모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썼구나. 쓸모 있는 사람이란 걸 증명하기 위해 온갖 고통을 이 악물며 버텼구나.
포기하지 않고 견디면 엄마 아빠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으니까. 넌 그냥 사랑이 필요했던 거구나. 그걸 외면한 채 사회적 성공만을 쫓았구나.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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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엇이 날 이렇게 망가뜨린 걸까?"
러시아 소설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첫 소설 '가난한 사람들'에서 자신을 망가뜨린 이유에 대해 "나를 망가뜨리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이 모든 삶의 불안, 온갖 쑥덕거림, 웃음, 농지거리입니다." 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난이 인생을 불행하게 하고, 망친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가난이라는 낙인으로부터 오는 주변의 쑥덕거림과 웃음이 불행의 주된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알 것 같다. 내 마음이 산산조각 난 이유. 맘에 난 생채기가 너무 아파서 외면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날 원하지 않았다는 걸 인정하기 싫었으니까.
쓸모 있는 사람임을 증명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공부해 모두가 인정하는 명문대를 나왔고 번듯한 직업을 가졌었다. 그 모든 노력은 결핍에서 온 것이었다.
그러나 결핍은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모래성. 긴 시간 외면한 사이 끝내 와르르 쏟아져버렸다.
이젠 이런 나를 떠나보내려 한다. 사무치게 아팠던 지난 날..
많이 힘들었지? 그 어린 나이에, 넘치게 사랑 받아도 부족했을 너를 아무도 안아주지 않았구나.
무의식 속 상처 가득한 자신을 다독인다. 달라질 건 없지만 마음만은 편안하다.
상처를 인정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야.
내 상처보다 주변의 인정이 우선이었던 나를 떠나보내려 한다. 살기 위해.
오랫 동안 상처 받았던 나를 떠나보내는 슬픔에 무의식 속 자신은 물론 현실의 나도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