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조차 죽고 싶어 하던 내가 변했다-스프라바토

여러 약에 실패하며 좌절하던 지난날... 마지막 희망으로 택한 스프라바토

by 다혜

삶의 끝자락에서 선택한 우울증 신약 스프라바토는 나를 변화시켰다. 하루 24시간 내내 죽고 싶다는 생각에 시달렸지만 이제는 아니다. 스프라바토 치료 전 내 머릿속이 '죽고 싶다'로 뒤덮인 검은색 깜지 같았다면 지금은 소소한 낙서가 쓰여 있는 정도랄까.


동시에 자살 충동도 크게 감소했다. 예전에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면 곧바로 '어떻게 죽을까'로 귀결됐다.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떠올리며 인터넷에 검색해 보기도 했다.


때론 가슴이 너무 답답해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이런 증상들이 반복되니 삶이 곧 벌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나는 지금 벌을 받고 있는 거라고. 세상을 떠나면 이 벌에서 벗어나 편해질 것 같았다.


흔히 말하는 노력? 다 해봤다. 좋아하던 카페를 가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했다. 예쁜 풍경을 보러 훌쩍 떠난 적도 종종 있다. 하지만 다 잠깐이었다. 그 잠깐도 유의미하지는 않았다. 과거에는 참 행복하다고 느꼈던 것들이 다르게 다가왔다.


'그나마 살아있으니까 이런 걸 볼 수 있는 걸까?'


무채색으로 변해 버린 세상에서 내 노력은 통하지 않았다. 그렇게 몇 번의 절망을 겪었다. 어떻게든 살아가보자고 다짐하고 노력해도 끈질기게 찾아오는 우울감이란 녀석에 무너져 내리기를 반복했다.


완전히 틀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왜 나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걸까. 제발 하루라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때의 나는 한 발자국만 내딛으면 추락하는 벼랑 끝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느낌이었다. 언제라도 떨어질 준비가 된 상태라고 할까.



의사 선생님에게 약을 더 세게 처방해 달라고 했지만 그럴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미 우울과 불안, 수면 관련 약물이 모두 최고치라 더 이상 약효를 올릴 수 없다고. 복용하는 약을 종종 바꾸기도 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스프라비토의 비싼 가격과 몇 없는 후기에 많이 망설였다. 하지만 남겨질 사람들의 슬픔을 생각해 4회 치료를 결정했다. 비용은 366만 원 정도. 주 2회 치료를 권장한다.


스프라바토.jpg 스프라바토 스프레이를 흡입 중인 모습.


치료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비스듬하게 누워 의사 선생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코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깊게 들이마시면 된다. 액상으로 된 스프레이가 매우 쓰다. 5분 간격으로 또 다른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데, 이후부터 약 1시간 정도 무의식 상태에 빠진다.


놀랍게도 1회 차부터 효과를 봤다. 치료 직후에는 기분이 마치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 들떴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지난 후에는 누가 마치 내 생각을 지우개로 지우는 것처럼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드디어 해방이다. 머릿속을 지배하던 죽고 싶다는 생각에서 드디어 자유로워졌다. 여러 약에 실패했지만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했던 스프라바토 치료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혹시 나처럼 극심한 우울감과 이로 인한 패배감, 자괴감이 너무 심한 분들이 있다면 스프라바토 치료를 추천한다. 현재 4회 차 치료를 모두 마친 상태고, 추후 더 이어갈 예정이다.


앞으로 스프라바토 치료에 대한 상세한 후기를 글로 남기며 치료를 고민하거나 받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상처를 내보인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