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살아"...아픈 엄마의 부탁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by 다혜

엄마가 아프다. 희귀 질환 판정을 받았다. 앞으로 평생을 약을 먹으며 살아가야 한다. 약을 먹지 않으면 죽는, 잔인한 병이다.


그 사실을 안 뒤, 엄마는 매일 밤 울었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악물고 버텨온 지난 세월이 떠올랐다고 한다. 너무 힘든 나날을 지나왔는데 그 결과가 희귀병이라니.


이제야 겨우 여유를 찾아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는데, 약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니... 엄마는 자신의 인생이 너무 불쌍하고 가여워서 견딜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엄마는 나를 걱정했다. 병원복을 입은 엄마가 내 손을 꼭 잡고 말했다.


"행복하게 살아. 잘 해내야만 엄마가 좋아한다는 생각 하지 말고.. 성공이 무슨 의미가 있니?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게 더 중요해."


엄마도 참... 엄마 걱정이나 하지. 당신도 너무 힘들면서, 슬프면서. 왜 바라는 게 내 행복뿐인 건데?


"내 걱정은 말고 엄마 몸이나 챙겨." 무덤덤하게 말하며 잡은 손을 꽉 쥐었다.


내가 엄마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을까? 살아가며 다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병상에 누운 엄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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