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눈물은 나지만:스프라바토 4회 후기

이유 모를 불안으로부터 해방됐다

by 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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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주에 걸쳐 스프라바토 4회 치료를 받았다. 360만 원, 거액이지만 돈 값은 하더라.


늘 이유 모를 불안에 시달렸었다. 종종 호흡이 힘들어지며 심장이 빨리 뛰었다. 세상에 내가 존재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 너무나 큰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다시는 일어날 수 없으리란 초조함.


이 모든 것들이 나를 고통스럽게 했다. 편안해지고 싶었다. 매일 밤 우울증 약을 털어 먹어도 울음이 터져 나왔다. 때론 소리 없이 울었다. 그러다 너무 힘들면 꺼이꺼이 소리를 내며 눈물을 흘렸다.


소주와 약을 모조리 챙겨 무작정 마포대교로 향하기도 했다.


정말 숨 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이 생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스스로 생을 매듭지으면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던 가족들이 너무 아프겠지만, 그 모든 죄책감을 뛰어넘는 고통이 나를 억누르고 있었다.


스프라바토 치료를 받기 전에는 말이다.


물론 여전히 지금도 눈물은 나지만 한결 편안하다. 이유 모를 불안함이 나를 떠나갔다. 호흡이 가빠지는 빈도수가 줄어들었고 심장도 예전만큼 빨리 뛰지 않는다.


아직 삶에 대한 의지는 없다. 그러나 더 이상 편안해지기 위해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파도처럼 거칠었던 마음이 잔잔한 호수가 된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무의식 속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과거의 아픔, 상처들을 마주하니 실낱 같은 희망이 보였다. 깊은 우울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스프라바토 치료를 4회 추가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까지는 어떠한 부작용이나 의존성도 없다.


8회를 모두 마치면 '나는 기회만 있으면 자살하겠다'는 항목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을까?


확신은 없지만 작은 희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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