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싶다는 충동과 불안에서 조금 해방된걸까
한동안 잠잠했던 우울이 또 다시 날 덮쳤다.
분명 조금 나아졌었는데, 우울감이 찾아오자 어두운 그림자 속에 저항 없이 빨려 들어갔다.
왜 자꾸 날 찾아와서 괴롭히는 걸까.
노력하고 있는데, 버티고 있는데.
바보같은 짓인걸 알면서도 우울이 찾아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은둔.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지기에 세상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그나마 있던 약속마저도 취소해버렸다. 집 밖으로 나가는 게 무서워서.
그리곤 또 이런 내가 싫어서 펑펑 울었다.
대체 언제까지 이럴래. 왜 일어서지를 못하니.
뱉을 수 없는 원망을 속으로 삼키며 또 스스로를 탓했다.
그 눈물은 유독 쓰게 느껴졌다. 한 방울에 슬픔과 좌절, 원망, 자책이 모두 담겨있어서일까?
쓰디 쓴 눈물을 얼마나 흘리고 삼켰을까.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싱크대로 향했다.
몇 달을 미뤄둔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스프라바토 치료 덕분인가?
예전 같았으면 어떻게, 어디에서 죽을지 생각하느라 여념이 없었을텐데 설거지를 하고 있다니.
죽음이 떠오르긴 하지만 충동과 불안이 사라졌다.
어쩌면...많이 나아진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