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떠나간다면

무의미한 인생 너머엔 무엇도 남지 않겠지

by 다혜

나에게 인생이란 무의미함이었다.


한 때는 가치 있다고 믿었던 것들도, 열정을 바쳤던 것들 모두 다.


의미가 없었다. 아니,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아 졌다.


세상에 절대 악과 선이 없듯이 모든 의미는 내가 부여한 대로 정의된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의미를 찾기 위해 애쓰는 것 아닐까.


의미가 있어야 행동할 동기가 생기기에.


나 또한 그랬다.


사소한 일에도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갔다.


어쩌면 그래야만 했을지도 모른다.


지독히 뿌연 회색 세상 속 그나마 숨을 쉴 수 있었으니까.


친구도, 사랑도 없었다.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내게 그들은 그저 잠깐의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들이었을 뿐.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감정도 없다.


만약 내가 떠나가면 어떠한 것들이 남을까.


의미 없는 이름 석자조차 기억해 주는 이는 소수일 텐데.


아마 아무것도 남지 않겠지. 여전히 무의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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