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읽어내지 못할 것만 같던 긴 책도 결말은 존재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도로도,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에도 끝은 있다.
그러나 인생에서 하나, '왜'라는 질문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시작은 왜 살아야 할까였다. 그저 태어났기 때문에?
그건 너무 억울했다. 선택권이 없었지 않았는가.
이 세상에 나타난 건 내 의지가 아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고통받아야 할까. 원하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원하지 않는데 왜.
그래서일까. 죽음만큼은 선택하고 싶다. 삶과 죽음, 둘 중 하나는 내 의지여야 하지 않을까.
때가 되어서,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가 선택하는 죽음. 이것이 내 바람이다.
반면 모든 것에 답이 없는 것처럼 '왜'에도 답이 없다.
왜 살아야 할까,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답을 찾아 헤맸다.
긴 시간 고민 끝에 깨달았다. 이 질문에는 답이 없구나.
그래서 누군가는 꿈을 이루려 고군분투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구나.
없는 답을 만들어야 살아갈 이유가 생기니까.
나도 그 누군가처럼 없는 답을 만들며 살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그저 끝도, 답도 없는 왜라는 질문 앞에 한없이 무너지는 하루하루가 허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