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과거로 만들어 가는 과정
변화의 불가피함을 온전히 끌어안을 수 있으려면 우리는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가
어떠한 태도로 변화를 수용해야만
서로의 영혼을 갉아먹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변화는 상실로
상실은 기억으로
기억은 굳어져 그리움으로 변화하며
현재를 과거로 만들어 가는 과정은 이러하다
우리는 무의식 속에서도 끊임없이 그리움을 주조하고 있으며
과거는 늘 결핍의 한 형태로 뼛속 깊숙한 곳에 남아
우리를 옭아맨다
미래조차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의 결핍을 보충하는 도구로서 미래를 이용하기도 하는 게 인간이다
변화는 감히 우리가 자각할 수 없는
피해 갈 수 없는 불멸의 존재이기도 하다
현실은 그 어떤 형태로라도 정체되어 있지 않으며
우리가 느끼는 모든 고정은 환상에 가깝다
모든 고정을 믿고 싶어 한다
변화하는 줄도 모르고서 변화하는 것을 아쉬워한다
변화를 인정하는 건 정말 어렵다
내 손에 쥔 현재를 두고 바뀌어 가는 환상을 받아들이기엔 나는 아직 어리다
변화를 삼켜낼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내장이 여려 소화가 늦고 어렵기에
어떨 땐 나의 현실이 목구멍을 넘어갈 수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던 순간이 있어
토하고 싶은 충동이 들 땐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두려운 마음에
벽을 두드리고 어두운 거리를 서성거리다
쓰러져 울고야 만다
변화하는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안정감
그건 차마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보다 훨씬 더 많은 날을 살아가야만 얻을 수 있는 삶의 일부이다
나의 삶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과거가 되기를
그리하여 과거가 되어가는 나를 그리워해 주기를
나를 잊지 않고 찾아주기를 바란다
내가 과거로 변화하는 순간
누군가의 그리움 속으로
새로운 숨결이 되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변화하기를
새로운 시작을 받아들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