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1

by 깊고 푸른

내게는 아들이 셋이다.

둘째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 때 합기도 도장에 다녔다. 가끔 시간이 날 때면 동생과 함께 건널목까지 바래다주었다,

그날도 바래다 주기 위해서 동생을 데리고, 셋이서 집을 나섰다. 아파트 근처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었다. 두 아들과 먹는 떡볶이는 참 맛있었다. 아이들도 잘 먹었다.

합기도장으로 가는 건널목으로 갔다. 왕복 6차선의 넓은 길이었다.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자마자 아들은 신나는 몸짓으로 건너기 시작했다.

난 그 순간 온 세상이 멈추는 듯한 서늘함을 느꼈다. 왼쪽에서 자동차 한 대가 브레이크가 파열된 것처럼 맹렬하게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 차를 보고 건너지 않고 있었지만, 난 아이들에게 정신이 팔려서 그 차를 보지 못했다. 난 아득한 놀라움 속에서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수만아!""

너무 놀라고 긴장되어서 목소리도 크게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아들은 내 부름을 알아듣고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보았다.

'오! 하느님!'

그 자동차가 아이 옆을 빠르게 지나갔다. 아들이 내 부름을 듣지 못하고 그대로 뛰어갔다면!

너무나 두려운 시간이었다.

나는 아이에게 한 번 더 ""잘 다녀와!"" 인사했다. 아들은 웃으며, 손을 흔들며 뒤돌아서 뛰어갔다.

10살이었던 그때의 아들은 건강하게 잘 자라서 27살이 되었다.

그러나 난 아직도 그 순간을 생각하곤 한다. 그 순간의 두려움과 막막함이 아직도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들에게 바라는 것이 없어진다. 그냥 건강하게 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것이다.

아들은 쑥쑥 커서 세상으로 나아갔다. 아들은 세상의 무수한 어려움에 맞서게 될 것이다. 이제는 엄마의 부름 없이도, 스스로의 힘으로 잘 헤쳐나가리라고 믿는다.

사랑하는 아들! 세상으로 힘차게 나아가 하고 싶은 일 열심히 하면서 신나고 즐겁게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