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보다 비싼 아프리카? 그래도 떠난 이유

돈보다 남는 건 결국 ‘감정’이라는 믿음

by 모모네

우리는 매년 단 한 번 만났고, 그 시간만큼은 아이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다.

그래서 만남은 언제나 여행이었다. 그것도 해외에서.


한번은, 터키 출장을 다녀온다는 남편 말을 믿고 아무런 계획 없이 터키에 간 적이 있다. 결과는?

그 유명한 터키 카이막 한 번 못 먹고 돌아왔다.

그 이후로는 호텔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내가 여행사 직원처럼 항공권부터 호텔 예약, 일정까지 모두 맡아 준비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7월 휴직을 앞두고 남편은 어김없이 여름휴가 계획을 요청했고,

이번엔 우리 세 식구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여행이기에 더 신중하게 고민했다.


‘아프리카에 사는 동안, 진짜 아프리카를 경험해보자.’

케냐 사파리, 그리고 탄자니아의 섬 잔지바르.

물가도 유럽보다 저렴할 테니 예산 걱정도 덜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휴직 전 미리 7박 9일 일정의 항공권만 예약해두었다.


그런데, 이집트에 와서 본격적으로 계획을 짜려던 순간… 맙소사!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2박 3일 사파리 투어 견적서가 날아왔는데, 3인 기준 무려 6,000달러.

호텔도 브랜드 하나 없는 곳인데 말이다.


‘물가는 싸겠지’라는 단순한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고, 항공권도 유럽보다 비쌌다.

이쯤 되니 신혼여행 갔던 몰디브가 더 저렴했던 게 아닐까 싶다.


순간, 항공권 위약금을 내고 유럽으로 갈까? 고민이 밀려왔다.

돈을 아끼려다 세상에서 제일 비싼 투어를 하게 생긴 거니까.


일주일을 정말 고민했다.

그런데 계속해서 자꾸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었다.

코끼리를 보고 좋아할 아들의 반짝이는 눈,

잔지바르 바다 위에서 해맑게 웃을 아들의 얼굴.


남편은 “차라리 코끼리를 사주는 게 싸겠다”라고 했지만,

결국 ‘그냥 가자’고 마음을 굳혔다.


사람들은 어린아이는 여행을 기억 못 한다고 말하지만,

어디선가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기억은 사라져도, 그때 느낀 따뜻한 감정은 남는다.”


돈은 다시 벌 수 있지만,

그 순간의 감정과 경험은 다시 만들 수 없다.

1년에 한 번뿐인 이 가족 여행이

아이가 살아가는데 자양분이 될 거라고 믿는다.


물론, 그냥 전문 여행업체 사파리 패키지를 고집했다면 진짜 6천 달러를 써야 했겠지만,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통해 합리적인 투어 업체를 찾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

나름대로 알뜰하게 준비했다고 자부한다.


이제 진짜 여행만 남았다.

우리는 다음 주, 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로 떠난다.

아들이 바라보는 첫 사자의 눈빛을 나도 함께 기억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 모든 순간을 꾹꾹 눌러 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