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ranaim Lee
Aug 3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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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하고 있었다 분명, 현장이었는데 우식이가 내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주자 중년의 여성 배우님이 너네 뭐하냐면서 므흣하게 바라보셨다 난 다급히 그런 거 아니라고 대답하곤 이내 다음 씬 대사를 외웠다 그리 긴 대사가 아니었는데 잘 안 외워져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시 되뇌었다 다음 컷은 밤이었고 물과 산을 넘어서 누군가를 처단하고 돌아와야 하는 씬이었다 그 자를 잡았는지 죽였는지 그것이 촬영이었는지 꿈이었는지 혼동될 때쯤 꿈에서 깨어났다 아직도 내가 배우에 미련이 남았는가 곰곰이 생각했다 가끔은 친구도 애인도 가족도 직업도 세상도 종말도 쫓겨다니고 숨어 다녀도 꿈속이 나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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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다 무서운 건 사람이라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던가 아님 부르는 소리, 방금 떠난 부모님일 거라는 생각에 베란다로 나갔을 때였다 까마득하게 보이는 발아래 나를 애타게 부르는 엄마가 보였고 나는 방충망도 열지 못한 채 누군가에게 머리채를 잡혔다 그다음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눈을 떴을 때 침대 위였고 그것이 악몽이었다는 것에 안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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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노란 봉투를 주셨는데 안에 오만 원짜리 백장 넘게 들어있었다 엄마 이거 무슨 돈인데 앞으로 이걸로 뭘 하든 자금이라고 문득 달란트 비유처럼 장사 밑천으로 써야 되나 싶었다 꿈에서 깨고 모 미디어 대표님께 전화 한 통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