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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naim Lee Nov 26. 2022

한의원에서

"작가님을 케어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시고

힘들면 그냥 오세요."


말에는 마음이 마음에는 믿음이 담겨있다


가끔은 간호사님이 친구이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말 못할 고민도 가볍게 털어놓게 된다 털어내고나면 가벼워진다 근심도 먼지처럼 툭툭 털어내면 되는 가벼운 물질이구나


원장님께는 털어내진 못하고

스윽하고 내민다 신부님께 고해하듯


Salut

mon vieux cœur


저 요즘 예민한 것 같아요 모든 사람들이

다 거슬려요 웃는 것도 우는 것도


그렇지만 제게도 친구가 필요하고

기대어 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


페친을 백명이나 삭제했다

친구를 많이 갖는 것은 내 성격과 맞지 않는다


단 하나의 친구만 있어도 좋았는데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나는

어느새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만 숨어든다


고리타분하게 골이 따분하게


감기 기운이 돈다 아플 때마다 그 아픔을

주체할 수 없는 그 고통을 견디는 것을 즐기곤 했지

낫고 나면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으니까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따라 가는지


길은 끝없이 갈라지고

앞에는 바다가 뒤에는 실패가

파도야 잠잠해져라 주님이 자꾸만 나의

머리칼을 쓰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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