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ranaim Lee Jul 12. 2021

랑종

페이크 다큐가 아닌 오리지널 다큐

공포영화에서 페이크 다큐를 쓰는 이유는 관객이 실제 그 공간에 있는 듯한 공간감을 전하기 위해서다


긴장, 스릴, 서스펜스의 극대화 예를 들면

알이씨, 파라노말, 윗치, 예루살렘Z 등이 있다

본의 아니게 한국에서는 대충 만든 것 같은 곤지암이 대박을 쳤지만 그 영화에서 조차 페이크 다큐를 잘 다뤘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섭다고 입소문을 타고  대박이 난 영화였다


공포영화 돈 주고 왜 보냐지만 의외로 사람들 유지한 공포물보다 이왕이면 찐탱으로 무서운 거 보고 싶어 하고 얼마나 무서울까 기대한다 원초적인 공포에 대한 원초적인 호기심 같은 거랄까 무튼,


이 영화는 페이크 다큐가 아닌 그냥 다큐처럼 다룬다 극의 긴장감은커녕 공포영화를 보며 졸음이 쏟..


놀라게 하는 것보다 상상하게 만들고
소름 끼치게 하는 것이 진짜 공포다

이국적인 태국 이산 지방을 배경으로

태국인들은 모든 생물을 신으로 섬긴다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오며 제법 있어 보이게 시작된다


(영상미는 좋다 실제 다큐처럼)


집안 대대로 바야신을 내림받는 한 집안을 취재하다가 그걸 피한 언니 대신 동생 '님'과 그녀의 언니 오빠 조카 등을 집중 밀착 취재하는 인터뷰로 구성되며 <유전>처럼 가족 간의 갈등까지 더해져 사실과 드라마 사이를 오간다 그러나 공포영화든 스릴러 영화든 그놈의 서스펜서가 중요한데 극의 흐름이나 호흡이 너무 느려서 긴장감을 느끼기 어렵고 극 중 밍이라는 조카의 연기는 후반부에서 눈을 희번덕거리는 빙의 연기도 기가 막히고 CCTV에서 흡사 무용에 가까운 그로테스크함을 보여주지만 아기 귀신에 빙의됐을 때 행동들이 코믹적으로 보여 헛웃음이 터져 이 영화의 장르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웠다


특히 밍이 빙의에 걸려서 남자들과 회사에서 섹스하는 씬은 사실 두 컷 까지가 나았다 세 번째 컷에서는 거의 야동 수준이라 그 씬의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러운 불쾌한 씬이었다

놀라운 건 웬만한 한국 배우들보다

연기력이 엄청나다는 점이다


일본 영화 <온다>보다 화려하진 않아도 현실감이 있는 퇴마 씬도 부적 붙인 방에 갇힌 밍이 아기 울음소리 내며 인간을 유혹하는 씬도 나름 압권이지만


곡성에서 뜬금 좀비가 등장하듯 이곳에서도 다들 개로 빙의해서 (개고기를 팔던 집안이라 그런가) 취재팀을 잡아먹는 씬은 무섭기보단 기괴했고 퇴마가 망해서

모두가 파멸로 가는 절정과 결말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런 절정 씬들을 보기 위해 앞의 모든 지루함을 견디기에는


끝으로 죽은 님의 인터뷰가 나오는데 자신은 이제 신이 자신에게 왔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며 자신의 믿음을 의심하며 흐느끼는 곡성으로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데 먹먹하고 슬프기까지 하더라


영화의 장르가 뭐라고요?


<예루살렘 Z>라는 페이크 다큐 공포영화가 이것보다는 긴장감 있고 무서우며 엔딩도 좋았던 것 같다


예고편을 보고 곡성보다 진화한 공포를 기대했는데 곡성보다 더 느린 호흡의 어쩌면 찐 다큐(?)를 보고 놀라웠다 <곡성>도 그리 빠른 전개는 아니었지만 특유의 분위기와 기가 막힌 편집으로 (편집이 곡성을 살렸다던데) 영화를 살렸다고 보는데


나름 태국 공포영화의 대가인 반종 감독 스타일에 많이 벗어난 철학적인 다큐 영화가 된 만큼 원초적인 공포물에서도 벗어났다고 본다 나홍진 감독 영화도 아니고 반종 감동 영화도 아닌 냥꿍도 아니고 김치찌개도 아닌 어중간한 요리가 되었다 아쉽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드나이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