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겨울은 숲조차 백지로 만들지
아는 것은 어는 것보다 뜨거운 욕망
지난 계절의 목을 꺾어 어깨에 두른 채
길이 아닌 구름을 보며 길을 찾는 광대여
세 개의 가면을 시궁창에 익사시킨 채
새로운 풍향으로 가면을 만드는 우리는
바람이라는 원소로 만들어진 종족들
몽상하는 것들은 모두 죄인되었으니
순진한 장미를 국화라 명명한다
이토록 해어진 애도를 누구에게 건넬까
천진난만한 예언처럼 일그러진 표정으로
너덜거리는 소매를 펄럭이며
자동인형처럼 걷는 관절들
방랑이라는 단어를 바람이라 칭했지
슬프니까 휘파람을 부는 거라고 말했지
알면서도 멈추지 않는 거라고
당돌해서 경솔해지는 거라고
허공에 겁을 내지 않는 우리 모두
백치라네
키워드
시작, 여행, 외국, 자유로운, 홀가분, 계획 없음, 순수함, 미성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