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畏黜
<외출畏黜>
수상하게 스민 여명 무렵, 청소차가 밟고 간 검은 봉다리에 낡은 숨 한 조각을 비상용으로 담아 들고 거리에 나섭니다
간빙기의 거리는 잔기침에도 바스러질 육신戮身 조차 바로 눕힐 엠브란스, 쉽사리 오지 않는 법이기에 금세 휘발되는 묵은 호흡은 잘 갈무리하는 편이 적당합니다.
현무암 같은 숨들이 컴컴한 알람을 알리고, 나는 어느새 사람들 걷는 것과 반대쪽으로 바삐 허물어져 가고, 길을 벗어난 길에서 표정 없이 말라붙은 그림자가 되어, 비로소 앙상한 호흡을 한입 물어봅니다.
그러고 보니, 고작 백만 년도 안 되는 어둠 속에서 봉다리 한 개 분량의 숨으로 연명하는 것은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닙니다. 숨을 참고 기다리는 새벽이 머지않아 길 끝에 있는 것을 알기에, 나는 행복한 박제로 짧은 인사를 건넵니다.
부디 산 채로 안녕.
/畏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