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_ 11

은혜로운 골목

by 외별

<은혜로운 골목>



평생, 남의 집 귀퉁이에 사글세로 떠돌다가 하늘로 이사 가신 아버지, 거기엔 집 한 칸 있더이까? 아비가 가난하면 아들도 가난한 살얼음의 땅에서 방 한 칸 장만하자고 밤낮으로 몸을 팔아도 바람에 쉬 마르는 땀으로는 기둥을 세울 수 없더랍니다.

구세군 종소리가 울리는 동안에도 네온은 무심히 밤을 휘젓고 신발이 없는 사람들은 얼음 박힌 발로 종종걸음을 걸어야 했지만 그나마 이 거리는 주인을 묻지 않기에 자비롭습니다.



반지하 셋방을 벗어나서 기뻐하던 아내의 웃음에 곰팡이가 필 무렵, 종일토록 달은 창백하고 여전히 문패 하나 걸어놓을 담 한 뼘 없었습니다. 어느새 지붕보다 훌쩍 커버린 아이들이 천정 위로 목을 빼 주위를 둘러봐도 아이들의 하늘은 지붕보다 낮게 주저앉아 차가운 방구들만 땅 속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아버지, 거기에 마련한 집칸은 따뜻한가요?


종일토록 바람이 웅웅대는 이 골목엔 봄이 오기 전에 꽃 보다 먼저 조등弔燈이 문설주에 피어나고 오래된 사람들은 산으로 가 누웠습니다.


어제도 눈이 내려 거적 같은 지붕 위에 쌓였습니다. 그 아래, 목만 자란 아이들이 하루살이처럼 모여 주소가 없는 이 땅 위에 주소 쓰는 법을 밤새 배웠습니다. 아직은 조등弔燈 만큼 은혜로운 이 골목에서



/畏瞥/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