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낳다
<詩를 낳다>
혀에 감기는 연시軟枾 정신없이 파먹다가,
목에 걸리는 것이 있어 뱉어놓고 보니,
어느 덕이 높은 스님의 사리인가?
단단하게 도사린 감씨 하나,
목을 긁어 댄 괘씸죄를 물어
배를 갈라 부관참시해 보니
아뿔싸! 눈부시게 뽀얀 은빛 삽자루 하나
날을 세웠네.
살을 다 내어 주고도
땅 속에 묻혀 생명을 일굴 연장 하나,
씨앗 깊숙이 단단하게 감춰 둔 저 감 덩어리.
문득, 아랫배 속에서 스멀대는 시屎 한 수
사리 한 알 품지 못한 낡은 몸은 시屎를 낳았네.
오래도록 품었던 시時.
찰나의 출산으로 낳은 것이
혹은 시詩 한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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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畏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