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각편지 _ 낙엽
<木刻便紙 _ 落葉>
1
때 이른 낙엽이 칼날처럼 지고,
피 한 방울 없이
추억을 베였다
2
허기진 개들이
달리의 시계를 뜯는 밤
꼬리에 네온을 매단 쥐들이
골목을 당당하게 누비고
늙은 시인은 자음만으로
허공 가득 시를 썼다
식탁 위에 수북한 묵은 시간은
아무리 삼켜도, 배 고프고,
수렵을 떠나야 했다
말의 뼈다귀가 딱딱 이빨을 부딪쳐대는
앙상한 시간, 앙상한 거리, 속으로
송곳보다 여윈 바람이 따귀를 갈겨댔다
시처럼 녹슨 뼈는, 낙엽 같은 휴지,
결국, 구겨진(질)
/외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