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를 사랑했네
<한 여자를 사랑했네>
모퉁이에 잔설 같이 녹기 쉬운 여자
골목에 홀로 켜진 가로등같이 착한 여자
자기가 흘린 눈물을 바다로 여기며
그 속에서 유영하는 물고기를 닮은 여자
태풍 속에서 나부끼는,
방패연 같은 슬픔도, 너끈히 견뎌내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자
그 여자의 호흡이, 온통,
아픈 사랑의 기억인 것을 알면서도,
지금, 아무것도 해줄 것이 없어
내내 마음속에서 가시나무를 심는,
그런 여자가 있다.
한평생 늑골 아래
묻어둔
한숨, 명
/외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