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_ 16

묘지를 지나며

by 외별

<묘지墓地를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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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죽음은 불안이 생명에게 행하는 가장 완벽한 협박, 死者의 묘는 죽음의 노획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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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미 죽은 기억들은 민들레 한송이 피워 올릴 수 있을까?

줄 지어 선 묘비 앞에 올려진, 꽃들의 조사는 남은 자들을 위한 주문呪文, 영靈과 혼魂은 존재하지 않는 존재함으로 꽃들의 목을 자른다

연緣의 굴레를 벗고 싶은 나는, 우뚝 솟은 봉분들을 아낌없이 갈아내어 숨이 순한 평지로 만들고 싶다. 그 땅에서 꽃과 새와 살아 있는 별들이 노래하는 완전한 망각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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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된 민들레 홀씨, 빛처럼 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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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畏瞥/

작가의 말:

지금은 납골당 시설이 보편화되었지만, 망우리, 운중동 등 공동묘지를 지날 때마다 들었던 생각과 고등학생 때 키에르케고르의 불안론을 처음 접한 후, 사후에 대한 불안으로 인한 죽음의 공포가 얼마나 사람을 지배하는지에 대해 고민한 이후부터 생각했던 것이 결합되어 형상화된 것이니, 무려 45년 정도는 족히 묵혔던 글입니다.

비록, 쓰는데 소요된 시간은 짧았지만 어릴 적 고민을 담아내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집중한 글이기에 나름 애정이 갑니다.

하지만, 내 글 쓰는 역량이 조금 더 깊이가 있었으면, 이것보다는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