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_ 28

밤에 쓰는 일기

by 외별

<밤에 쓰는 일기>


한 장 한 장
뜯기는 일력日曆을 보면
쓸 것이 얼마 남아있지 않아
움켜쥐기 힘든 몽당연필 끝에
버려둔 볼펜 깍지 꽂는다

저만큼이나
연필심이 깎여지도록
온전히 써진 글 줄은
눈 씻고 찾아도 없고,

살아온 날보다 적게 남았을
내일을 적어보자고
남은 심, 곧게 세워
꼬리가 긴 쉼표로 그려보는데


깍지에 끼어 넣은 몽당연필
심하게 흔들리다가 부러지고 만다
찍을 수나 있을까
알이 굵은 마침표 하나



숨 한번 크게 고르고 바라보는 창 밖
어둠이 깊다



/외별/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