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_ 시선과 의식
창 _ 시선과 의식
1.
세상은 늘 창 크기로 잘려있다.
장미정원의 릴케는 오른팔로 잘린 채 기괴하다. 창에 갇힌 의식은 시계처럼 늘어져 창으로 잘려 보이지 않는 릴케의 왼쪽 팔을 장미처럼 뽑아 들고, 물고기처럼 웃는다. 흩어진 꽃잎은 등짝에 놓은 혈흔이 되고
2.
창의 세상은 늘 평면이다. 그곳은 해체된 캔버스처럼 고요하고, 나는 거기에 내 유년의 무채색 블록들을 세웠다가 허물며 평면이 되어갔다.
뒤틀린 평면이 캔버스의 목곽을 헐어버린 날부터 창 밖에서 서성대던 풍경들이 비좁은 릴케의 정원 외곽을 허물고, 무채색 동공은 평면을 풀었다
3.
등짝에 장미 혈흔을 새긴 시인이 지팡이를 짚고 네모진 숲으로 가고, 숲이 없는 도시에서 아이들은 모래로 성을 짓고 어른이 되었다
창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늘 음험하게 잘려있다.
그곳에서 베어버린 한 묶음의 시간은 무의식의 우물을 깊게 파고
/畏瞥/
◽️사진출처 : 해담/5호네 현상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