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_ no 17

지하철을 타다

by 외별

<지하철을 타다>


오리역에서 3호선을 타고 간다
나는,


너는
오이도에서 4호선을 타고 온다고 했더군
약속 없이도


충무로 환승역,
어디쯤에선가 조우를 원하겠지만
너는, 내게 다가온 거리만큼 늙고
나는, 널 기다린 시간만큼 풍화된다


햇빛 없는 지하 수 십 미터
충혈 된 눈으로 선 환승역에서
우리를 태웠던 지하철은 서둘러 엇갈려 가고
무심한 시선 쏟아지는 에스컬레이터 위에
머물지 못하는 시간은

서로의 마음에서 환승되어
떠난다




지금, 섰는
닮은 사람들 중에
내 기억 속의 너는, 없다
네 기다림 속의 나는, 없다
또 다른 외길로 황급히 걸어가고 있는
굽은 등이 있을 뿐




/외별/






돌아갈 수 없는 내 생의 모노레일... 이쯤에서 길을 잃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