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_ no 23

사거리에서

by 외별

<사거리에서>


강을 건너려고 모여든 누우 떼처럼
사방에서 모여든
사람/차/시간, 혹은


갖가지 모양의 생,
갖가지 무게의 바람들
사거리에 모여
일사불란하게 신호등을 바라보고 있는
고장 난 신호등이 방기 된 교차로에서


잘못된 만남은 오늘도 지속된다
어느 방향으로도 신호를 깜박이지 않는 燈
풍화되고


우리는 신호가 꺼진 시간 속을
네 방향으로 걸었다



사거리에서
길을 잃는 건 길의 몫이다
사람은 사람을 잃는다



/외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