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로봇 인티제에 대하여
오래전 MBTI 글에서 예고했었던 인티제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내가 인티제이기 때문에 메타 인지가 잘 되는 영역 위주로 분석할 생각이며, 주관적이거나 MBTI와 관련 없는 영역은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또한 내가 심리 전문가인 것도 아니기에 너무 맹목적으로 신뢰하지 않아주셨으면 하고, 인티제 개인이 생각하는 인티제의 모습에 대한 글이 궁금하거나 주변 인티제의 심리가 궁금한 분들이 재미로 읽어주셨으면 한다. 그럼 분야별로 나눠 시작해 보겠다.
1. 성격
MBTI 알파벳을 하나하나 해석하여 결론을 내리면, 내향적이고 직관적이며 이성(논리) 중심적이며 계획적인 완벽주의자이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랑 대화하는 것에 피곤함을 느끼며, 말을 듣거나 하는 매 순간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그래도 듣는 건 따분하거나 일상적인 얘기가 아닌 흥미로운 얘기라면 에너지 소모를 체감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IN들이 겪는 공통 현상이기도 한데, 인팁이랑 인티제가 가장 많이 느낀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일상적인 이야기(스몰토크)를 좋아하는 S 비율이 약 70%이고 서로의 감정을 신경 쓰며 대화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INT 성향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INT 성향의 사람들은 그러한 얘기를 따분하고 피곤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주로 인생과 죽음에 대한 고찰, 관심 있는 취미생활(애니 감상, 독서, 게임 등)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선호하지만 그러한 이야기조차 남들과 주고받는 것은 피곤해할뿐더러 하더라도 사회적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말을 꺼내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나도 그러한 얘기는 먼저 꺼내지 않는 편이고,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날씨나 일상 등의 스몰토크를 시도한다. 보통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읽지 못하거나 그러고 싶지 않은 INT 성향의 사람들은 눈치가 없거나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 사실을 알기에 본인과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들한테만 자기 관심사에 대해 재잘거리고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다고 느끼거나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침묵하거나 재미없는 이야기만 꺼내게 된다. 그러한 결과는 내 인간관계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데, 나의 깊은 내면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날 재미있는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그다지 친하지 않거나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은 나를 재미없고 말 걸기 불편한 사람이라고 느낀다. 하지만 그러한 사실에 상처받거나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나도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고, 그들에게 호감을 사야 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이러한 사실에 많이 부딪혀 봤기에 모든 사람들이 날 좋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가장 잘 인지하고 그렇기에 남들에게 냉정하게 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것은 심리학에 기인한 사실은 아니고 내 경험에서 비롯한 귀납적 추론일 뿐이다.)
또한 나도 남들도 무서울 정도로 감정적이지 않고 이성적이라고 느낀다. 감정적으로 행동하거나 말하는 것을 스스로 혐오한다. 하지만 이성적이라고 해서 공감을 못 한다는 말은 인정하지 않는다. 인티제는 공감 못하는 싸패라고 생각한다면 본인들의 인지적 공감 능력부터 기르길 바란다. 통계적으로 인티제가 싸패가 많을 수는 있다고 해도, 모든 인티제가 그러한 성격을 가졌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정서적 공감보단 인지적 공감을 선호하며, 진짜 필요한 상황이 아닌 이상 감정에 대한 공감은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내 소중한 사람들이 그들의 힘든 점을 이야기하면 그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를 고민하여 알려주거나 내 경험상 효과적이었던 방법들을 최대한 고민하여 최선을 다하여 공감해 주려 노력한다. 그렇기에 상황도 제대로 읽지 않고 감정에 대한 공감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그러한 공감을 바라지도 않는다. 진짜 힘들 때는 그러한 공감이 도움이 될 때도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런 상황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기에 인티제를 공감해 주고 싶다면 인지적 공감을 해주려고 노력해 보자.
계획적인 완벽주의자 성격이기 때문에 계획이 없거나 성과가 완벽하지 않다면 다른 J들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다고 그런 계획에 매우 통제적이고 구속되어 있지는 않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효율이다. 일을 완벽하게 하더라도 과정이 매우 느리다면 답답함을 느끼고, 효율적이지 않게 일을 처리하는 것을 즉흥적으로 하는 것보다 더 싫어할 정도로 비효율을 싫어한다. 이것은 인티제의 성격과 관련 없는 나의 성향일 수도 있는데,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 중 하나이기에 시간을 오래 들이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10시간을 들여 120%의 성과를 내는 것보다 5시간을 들여 100%의 성과를 내는 것을 더 선호한다. 아직까지 제대로 된 업무를 해본 적이 없기에 그런 걸 수도 있는데,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또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인티제에게 중요한 것은 열심히 하는 것보다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완벽한 성과를 내는 것이다. 그들과 팀플을 하게 된다면 매일매일 만나서 스몰토크와 친목을 배제하지 않고 회의를 하자는 제안은 성과 면에서도 인간관계 면에서도 그리 좋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2. 인간관계
인티제의 인간관계는 매우 좁고 깊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어떤 술자리든 즐겁게 참여하고 거기서 활력을 얻는 인티제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거나 가짜 인티제일 것이다. 16가지 MBTI 중 가장 내향적인 성격이기도 하고, 위에서 설명했듯 대화하는 것에 큰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신뢰하고 대화가 잘 통한다고 느끼는 친구들과는 만나는 것을 좋아하며, 먼저 약속을 잡기도 한다. 당신과의 약속을 먼저 잡는 인티제 친구가 있다면 당신을 꽤나 깊은 내면 안에 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도 된다. 그렇다고 해서 늘 깊은 내면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선이 뚜렷하게 있기에 그 선을 넘었을 때 가차 없이 버릴 수도 있다. 그 선이라는 것은 굉장히 개인적인 부분이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내 기준으로는 시간 약속을 항상 지키지 않거나 성장할 수 있는 점이 아예 없고 소모적인 만남이 지속되거나 돈을 빌려놓고 갚지 않는 파렴치한 사람이라면 여태 쌓아온 정과 상관없이 바로 버릴 수도 있다. 기본적인 매너와 건강한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당신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이건 어떤 성격이든 간에 모든 사람에게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깊은 내면에 들어가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데, 난 깊은 대화가 가능하거나 나의 어떤 장점만을 보지 않고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들을 깊은 내면에 넣는다. 설명하자면, 내 능력, 학력, 재력 또는 나와 친해지면 얻을 수 있는 이득 무언가'만' 보고 가까워지려고 하는 사람들은 낌새를 알아채는 편이기에 거리를 두려고 하는 편이다. 내 능력을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는 사람들은 당연히 너무 좋지만 무언가 이득을 보려고 친해지는 느낌은 불쾌하다고 느낀다. 나의 단점까지 포용할 수 있고 나를 나로서 존중해 주는 사람들과는 정말 오래간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오래 관계를 좋게 유지하는 친구들이 꽤 있고, 그들은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일단 내 깊은 내면 안에 들어왔다면 그만큼 만족스러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 정도로 내 사람들에게는 잘하려고 노력하고, 대체로 그런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단점이라고 여기는 면(ex. 너무 이성적이거나 냉정하거나 깊은 얘기를 좋아하거나..등등)도 좋아해 주기 때문에 오래오래 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깊은 내면에 들어오지 못했다고 해도 걱정하거나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그렇게 지낼 수 있는 사람들만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내 친구는 10명도 안 될 것이다. 나도 다 같이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하며, 단지 진짜 잘 맞는다고 느끼기가 어려운 성격일 뿐이다.
대부분 호불호 없이 무난하게 지내려고 노력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의 유형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나를 현실적으로 통제하려는 사람을 싫어한다. 내 머리 스타일이 안 어울린다느니 외모가 어떻냐느니 일을 그렇게 하면 어떻냐느니 그런 잔소리 또는 통제적인 말을 하면 일단 새겨듣지도 않지만 기분이 나쁘다. 나보다 윗사람이 그런 말을 하면 사회생활을 위해 적당한 리액션을 취하겠지만 속으로는 거리를 둘 것이다. 둘째,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감정적인 것을 잘 통제한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겠지만 나에게 감정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사과를 한다면 받아주긴 하겠지만 이미 속으로는 정이 떨어졌을 것이다. 적당한 감수성의 풍부함은 감정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지만 뭐든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이다. 셋째, 논리 없이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종교를 믿어야 한다고 강요하거나 말에 논리가 없다면 그 대화가 피곤하고 쓸모없다고 느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항상 가볍고 질 나쁜 사람들을 싫어한다. 무거워야 할 때조차 가볍고 그 사람이 살아온 환경이 좋지 않게 보인다면 무조건 멀어지지는 않겠지만 가까이 지내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3. 가치
어떠한 사고가 논리적으로 전개되어 완벽하게 딱 들어맞는 것을 지향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인티제들이 수학이나 과학을 좋아한다. 논리의 언어로 대화하는 학문이며, 특히 수학이라는 과목은 문제를 풀면서 내가 쌓아온 논리를 완벽하게 딱 들어맞는 경험을 제공하기에 인티제의 사고방식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엔티제와 비슷하게 도전 정신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쉬운 길보단 어려운 길을 선호하며, 그렇기에 어려운 수학 문제나 과학 문제를 정복하는 데에 즐거움을 느낀다. 어떤 게임을 하더라도 쉬운 난이도로 플레이하는 것보다 어려운 난이도로 플레이하는 것을 선호한다(적어도 난 그랬다).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적절한 통제 속의 자유를 추구한다. 아예 흐트러진 자유보단, 정형화된 틀에서의 자유를 즐긴다. 그렇기에 보통 공상을 즐기곤 하며, 완벽하게 계획을 세운 여행보단 적절한 계획 속의 자유여행을 즐긴다. 또한 외적이든 내적이든 자기 계발을 통한 자아의 발전을 추구하는 성격이다. 특히 본인에게 더 완벽주의를 요구하기 때문에 어떤 영역이든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며, RPG 게임을 하는 것처럼 나의 성장을 관철해나간다. 세상의 보이는 진리보단 보이지 않는 진리를 추구하며(ex. 우주의 원리, 생물의 진화, 기술의 발전 등), 보이는 것보다 더 잘 관찰하고 분석하는 경우가 많다(지금의 인티제 심층 분석처럼). 감각을 통한 보이는 것에 대한 관찰력은 부족한 편이다. 그렇기에 인티제가 현실 속에서는 뚝딱거리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가슴속에는 이성과 논리가 자리 잡고 있지만, 그걸 깨뜨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랑과도 같은 것이다.
말로 이야기하면 얼마든지 더 깊게 분석하여 이야기할 수 있지만 더 길어지면 지루할 것 같으니 여기까지 분석을 마치도록 하겠다. 인티제의 심리나 스키마가 궁금하신 분들의 호기심이 충족됐길 바라며 이상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