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봄 Oct 20. 2022

참돔회 한접시 어때요?

집에서 즐기는 숙성회 한상

찬 바람이 분다. 가로수들이 하나 둘 제 빛깔의 가을 옷 갈아입기에 나섰다. 우리집도 이제 겨우 옷장 정리해서 가을옷 꺼내 정리했는데, 요즘 날씨에 겨울옷 꺼내야 하나하고 어리둥절 한다. 가을 멋쟁이 흉내 내볼새도 없이 겨울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ㅎㅎ 춥다. 요놈의 계절 시계는 잘도 간다.


우리집 제비아빠, 이 서늘한 가을 공기가 손끝을 간질간질하게 했던 모양이다. 저 멀리 목포 앞바다에서 보내는 유혹의 손길을 뿌리칠 수 없었던 듯하다. 그 덕에 오랫만에 집에서 참돔회 한상 즐겨볼 참이다.


대개는 집근처 횟집에서 활어회 한접시 즐기는 게 일상이지만, 가끔씩 목포에서 손질 곱게 해, 진공포장 해서 택배로 보내는 숙성회 한상 집에서 즐기는 것도 남다른 재미다. 손질 야무지게 끝낸 참돔을 필렛형태로 진공포장해서 얼음 가득 채워 택배로 보내니, 선도야 걱정 할 필요가 없다. 더욱이 요즘같은 쌀쌀한 날씨엔 얼음조차 그대로다.  


보통 초고추장이나 간장에 찍어 먹어도 맛나지만, 우리집에서는 쌈장과 고추장을 섞어, 청양고추와 마늘을 듬뿍 넣고, 참기름과 볶음참깨로 고소함 더한 특제? 쌈장소스를 곁들인다. 참돔과 같이 기름기 없이 담백한 생선에는 참기름을 조금 더 넉넉히 넣으면 그 참맛을 한결 더 북돋아준다. 누가 먹어도 감탄을 부르는 쌈장소스다.


무순도 준비하고, 락교대신 마늘장아찌와 단무지도 곁들인다. 오랫만에 묵은지를 깨끗이 씻어 묵은지에 한쌈 싸먹어도 볼 요량이다.


예쁘게~ 횟집 아저씨처럼 솜씨있게 모양나게 한점 한점 폼나게 잘 썰어내고 싶었으나 요령이 부족하고, 방법도 잘 몰라 되는대로 숭덩숭덩 썰었더니 모양이 좀 아쉽다. 기회되면 제대로 회써는 법도 배워봐야 할랑갑다. ㅎㅎ


고실고실하게 흰쌀밥도 잘 지었겠다, 도톰하게 회썰어 올려 참돔 초밥도 한상 준비한다. 아이들이의 입맛을 상큼하게 올려줄 것이다. 회가 넉넉하니, 마무리는 회덥밥 한그릇으로 야무지게 채워보자.

매운탕도 얼큰하게 끓여서 칼칼하고 뜨끈한 국물 맛도 즐겨보자.


소주한병으론 부족하지.

오랫만에 우리집 식탁에서 가을맞이 제대로 해보자.


가을 저녁은 잘도 간다. 

술술 술도 잘 넘어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닭고기와 김치찌개의 만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