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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 Aug 06. 2022

뼛속까지 시원한 냉면이요~

한여름 폭염을 날리는 시원한 맛! 냉면

덥다. 괴로울 정도로 덥다. 에어컨 냉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그 시원함으로 이 찜통 폭염을 식히지 않는다면 하루 종일 온 가족이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스트레스가 될것 같다.

왜냐구? 나는 우리 가족 삼시세끼를 책임져야 하는 엄마니까!  


아침 먹으면서 점심엔 뭐 먹을거냐고 묻는 울집 둘째 아들! 저절로 눈이 흘겨진다. "점심에 특별히 먹고 싶은 것 있어? 그럼 말해!" "그건 아니고....."  눈치없이 굴었다가 째려보는 엄마의 서늘한 냉기에 정신이 번쩍 든 모양이다. 아침부터 감자, 두부, 호박, 양파 송송 썰어넣고, 차돌박이 듬뿍 넣어 보글보글 맛나게 끓인 된장찌개 숟가락이 안보이도록 먹으면서 점심으론 뭘 기대하는 건지.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던 상황이건만 아침부터 불 앞에서  땀좀 뺏더니.... 게다가 울택상은 한술 더 뜬다. 고기는 정말 맛있는데, 집된장으로만 끓여서 그런지 국물맛이 좀 아쉽단다. 파는 된장을 좀 섞어야...아는 체를 할려다가 나를 본다. "그냥 먹어! 담엔 직접 끓여서 먹던지. 그렇게 잘 하시면" 그러고선 바닥 드러난 한뚝배기.


그래서 점심엔 시원한 냉면 한그릇 준비한다. 너무 더워서 시원한 육수로 저 뱃속까지 얼얼하게 만들어주고 싶다. 시중에 파는 청수냉면에, 제대로 맛든 얼가리열무겉절이김치 국물 칼칼하게 섞어 시원하게 육수 준비하고, 면도 시간 맞춰 잘 삶아 준비한다. 얼가리열무겉절이김치와 아삭한 오이채를 넉넉히 고명으로 얹고, 삶은 달걀은 먹겠다는 사람한테만 올려준다. 제맛든 여린얼갈이 속잎이 너무 맛있다. 내 손맛에 내가 감동하는 순간.ㅎㅎ


얼음 동동 띄웠으면 좋으련만, 울집에 준비해둔 얼음이 없다. 하지만 육수를 미리 준비해 냉동실에서 냉기 충분히 채웠더니, 이 폭염이 저만치 달아나는 기분이다. 에어컨 냉기와 시원한 냉면육수 냉기의 콜라보. 여름을 제대로 즐기는 맛이다. 냉면 맛집이 부럽지 않은, 엄마의 빠른 손놀림에 짠하고 마법처럼 펼쳐지는 한끼 밥상이다.


면만으론 허전한 한끼, 잘 익은 대파김치를 밀가루 반죽 걸죽하게 해서 입맛 당기게 부쳐서 대령한다.

기름맛 제대로 바삭하니, 촉촉하니, 여느 냉면집 녹두전 부럽지 않다. ㅎㅎ


냉면 맛집 한그릇 값도 안되는 가격으로 온 가족이 시원한, 8월의 어느 여름날! 엄마는 그 맛에 가족들을 위해 오늘 하루도 폭염속에서 불쇼를 한다.

                                       

                                                                                    집밥 늘봄선생을 꿈꾸며.....2022. 08. 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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